
포르쉐·벤틀리·롤스로이스 등 고급스러움 및 고성능 등을 강조하는 초고가 브랜드가 실용성을 앞세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연이어 신차를 내놓으면서다. 더욱이 이들 브랜드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핵심 모델로 자리 잡았다. 전동화 시대에도 SUV를 앞세우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벤틀리는 브랜드 최초 순수 전기차 모델로 준대형 SUV를 택했다. 벤틀리의 첫 순수 전기차 모델이자, 벤테이가에 이은 두번째 SUV 토르칼은 최고 출력 888마력, 최대 토크 1350Nm이다. 유럽 인증 기준 1회 충전 600㎞를 달린다. 국내 판매 가격은 3억3000만원이다. 현대차 준대형 SUV 팰리세이드 가솔린 9인승 익스클루시브(4478만원)를 7대 사고도 남는 가격이다.
포르쉐는 지난 2일 1억4830만원부터 시작하는 카이엔 쿠페 일렉트릭을 국내 공개하면서 전기 SUV 제품군을 확대했다. 올해 3월에는 카이엔 일렉트릭을 국내 처음으로 공개했다. 롤스로이스는 5억원이 넘는 브랜드 최초 SUV 컬리넌 부분변경 신차를 2024년 10월 국내에 공개했다.

하지만 혹평과는 달리, SUV는 이들의 실적을 떠받치는 핵심 차종이 됐다. 벤틀리 공식 발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 세계 판매량 중 벤테이가 비중은 44%에 달한다. 벤틀리 구매자 열 명 중 네 명이 SUV를 택한 셈이다.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실적 공식 보도자료에서 컬리넌이 가장 수요가 많은 모델이라고 밝혔다. 포르쉐는 이미 SUV가 판매의 중심이다. 포르쉐 공식 실적 발표에 따르면 올해 1~9월 글로벌에서 카이엔 판매량은 5만9586대로 전체 판매량의 약 33%를 차지하며 모델별 1위에 올랐다. SUV 마칸까지 합치면 두 차종의 비중은 62%에 이른다.
SUV는 초고가 브랜드의 고객층과 차량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롤스로이스는 2024년 컬리넌 시리즈 II 공개 당시 컬리넌이 많은 소유자의 일상용 차량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운전기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10% 미만이라고 밝혔다. 소유자가 직접 운전하며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초고가 브랜드의 SUV 확대는 오랜 기간 이어온 고객층 확장 전략으로 볼 수 있다"라고 "최근에는 전기차에서도 SUV를 앞세우며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고급차를 원하는 수요를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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