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방문한 미국 뉴욕 맨해튼 남부의 ‘P.S(공립) 042 벤저민 올트먼’ 초등학교. 뉴욕시가 올해 처음 만 4세 학급에 도입한 자폐아 대상 특수교육 프로그램인 ‘네스트(Nest)’ 통합교실에 들어가자 어린이 6명이 교사 4명과 함께 샌드위치를 사고 파는 레스토랑 역할극을 하고 있었다. 한 공간에서 일반(4명), 자폐(2명) 학생 구분 없이 자유롭게 어울렸다. 미셸 네슬러 뉴욕시교육청 수석디렉터는 “어린 나이에 교육을 받을수록 학업 성취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 형성에서 더 많은 발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뉴욕시 교육을 관통하는 대원칙은 ‘통합’이다. 장애 학생을 가급적 별도 공간에 분리하지 않고 비장애 학생과 같은 교실에서 배우게 하는 것이다. 뉴욕시교육청에 따르면 2024~2025학년도에 ‘장애분류’ 학생 19만999명 중 63.8%인 12만1920명이 하루 수업시간의 80% 이상을 일반교육 교실에서 보냈다. 수업은 일반교사와 특수교사가 공동으로 설계하고 한 교실에서 함께 진행한다.
촘촘한 교육 시스템을 뒷받침하는 건 뉴욕시의 특수교사 집중 육성 프로그램이다. 뉴욕시 독립예산국(IBO)에 따르면 2022~2023학년도 특수교육 교사는 2만6047명으로, 전체 교사 7만5654명의 34.4%를 차지했다. 2015~2016학년도 2만1919명에서 7년간 4128명 증가했다.
교육부의 2026년 특수교육통계에 따르면 국내 특수교육 대상자 12만4195명 가운데 일반학급에 전일제로 배치된 학생은 1만9202명으로 15.5%에 그쳤다. 학교 공간만 비장애 학생과 공유할 뿐 주요 수업은 별도로 받는다는 얘기다.
특수교육 과밀학급과 교사 부족은 더 큰 문제다.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은 올해 12만4195명으로 4년 새 2만500명(19.8%) 늘었다.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특수교사 배정 인원은 1만8046명으로 집계됐다. 법령상 배치 기준 대비 4663명 미달이다.

현장 불만은 커지고 있다. 서울 한 초등학교의 정민용 교사는 올해 1학기에 각각 1, 2, 3, 5학년인 특수학급 학생 4명의 수업과 생활지도를 맡았다. 그는 “특수교육 대상 학생은 장애 유형과 정도가 개인별로 다르다”며 “개별화 교육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보조 특수교사 등 인력 보강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종화 삼육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특수교사 법정 인원을 확실히 보장하고 장애 정도에 따라 보조 인력을 충분히 보강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정부가 특수교육 전공자를 대상으로 교육비를 전액 지원하되 일정 기간 의무 근무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미국에는 한국처럼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한 장애인 의무고용과 고용부담금 제도가 없다. 그 대신 기업이 장애를 이유로 채용·임금·승진·해고 과정에서 차별하지 못하도록 한다. 장애인이 지원하거나 일하는 데 필요한 ‘합리적 편의’를 제공하도록 법으로 의무화했다. 특히 뉴욕은 사업주가 장애인 근로자와 필요한 편의를 협의한 뒤 그 결과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했다. 이런 제도를 바탕으로 미국의 16~64세 장애인 고용률은 2024년 37.4%에서 2025년 38.15%로 올랐다. 정 교수는 “기업에 머릿수 할당을 강제하기보다 일하고 싶은 장애인에게는 재택근무를 적용하고, 정부가 임금의 일부를 부담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황정수 특파원/맹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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