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제철을 맞은 햇굴이 도·소매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지만, 출하 초기 물량 공백으로 가격이 가파른 오름세를 타고 있다. 도매시장 경락시세가 일주일 만에 50% 가까이 뛴 가운데, 대형마트 매대에서도 150g 소포장 한 봉지 가격이 5000원에 육박하고 있다.
수협노량진수산에 따르면, 10월 2주차(10월 5~10일) 노량진수산시장에서 깐굴 1kg 평균 경락시세는 1만3800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주(9400원) 대비 46.81% 급등한 수치다. 1년 전 같은 기간(8600원)과 비교해도 60.47% 높은 수준이다.
노량진수산시장에서 깐굴 시세는 9월 1주차 1만5500원에서 9월 4주차 9200원, 10월 1주차 9400원 선까지 완만한 하향 곡선을 그리며 안정되는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10월 둘째 주 들어 경락가가 1만3000원대 후반으로 치솟았다. 시장 반입량은 1648kg으로 전주(1328kg)나 전년 동기(948kg)보다 늘었으나, 본격적인 산지 대량 출하 이전 초기 수요가 집중되면서 가격을 밀어올렸다.
출하 초반 굴값이 급등한 것은 1년생 햇굴과 월하굴(지난해 입식해 바다에서 여름을 넘긴 2년생 굴) 사이의 수급 공백 탓. 통상 올해 초 입식한 1년생 햇굴이 살(비만도)을 찌우는 동안, 초반 유통 시장의 공급량을 채워주는 역할을 월하굴이 맡는다.
그러나 올가을에는 이 월하굴이 바닥을 드러냈다. 올 상반기 주요 수출국인 일본 현지의 굴 생산 부진으로 한국산 굴 수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관측센터에 따르면, 5월까지 굴 누적 수출액은 4558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했다. 수출 수요를 맞추기 위해 봄철 채취를 늘리면서 5월 말 기준 바다에 남겨둔 잔여 시설량은 435만 연으로 전년(694만 연)보다 37.4% 급감했다. 주산지인 경남의 잔여 시설량 역시 39.5% 줄어들며 가을 초반을 버텨줄 월하굴 재고가 미리 소진됐다.
여기에 올여름 고수온과 통영·거제 등 주요 산지의 기상 여건 악화로 올해 자란 1년생 햇굴의 성장까지 다소 지연되면서, 시장에 당장 내놓을 수 있는 상등품 원물 확보에 일시적인 병목 현상이 빚어졌다.
실제 대형마트에서도 산지 수급난에 따른 시세 상승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상반기 일본 수출 급증에 따른 월하굴 물량 감소와 고수온, 기상 악화로 인한 굴 성장 부진이 겹쳤다"며 "국내 전반적인 공급량 감소로 출하 초반 굴 시세가 전년 대비 높게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롯데마트는 지난 15일부터 통영 앞바다에서 채취한 햇생굴 판매에 들어갔다. 오는 21일까지 일주일간 전 점에서 '봉지굴(150g/냉장/국산)'을 4990원에 판매한다. 국내 최대 생굴 생산지인 경남 통영의 굴수하식수협은 오는 22일 첫 경매 행사인 '2026년 생굴 초매식'을 열고 본격적인 위판에 돌입할 예정이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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