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순히 변호사 숫자를 늘리기 위한 합병은 원하지 않았습니다. 서로의 전문성을 결합해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이유정 법무법인 원 대표변호사는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법무법인 민후와의 합병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2009년 설립된 원은 정보기술(IT)·지식재산권(IP) 분야에 특화된 민후와 지난 1일 통합했다. 이번 합병으로 변호사 100여명을 보유한 중견 로펌으로 거듭났다. 이 대표와 함께 인터뷰에 나선 김경환 전 민후 대표변호사는 통합법인의 공동대표를 맡았다.
두 로펌은 지난 4월 합병 계획을 발표한 뒤 6개월 만에 통합을 마무리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여러 차례 합병을 검토했지만 단순한 몸집 불리기는 조직문화 충돌과 인력 이탈 등 부작용이 크다고 판단했다”며 “민후는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두 로펌이 주목한 것은 서로 다른 전문성과 고객 확보 방식이다. 원은 민사·상사·형사·기업자문 등 종합 법률서비스에 강점이 있다. 민후는 IT·IP와 개인정보보호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김 대표는 “민후는 온라인에 전문 콘텐츠를 배포하고 이를 통해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데 강점이 있다”며 “원은 기존 고객과 직접 만나 관계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역량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라인을 통한 신규 고객 확보와 오프라인의 밀착 관리가 결합하면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법인은 민후의 디지털 마케팅 역량을 법인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마케팅위원회를 이끌며 신사업 기획과 온라인 기반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총괄한다. 신사업의 핵심은 테크·IP·핀테크(TIF)팀과 AI정보보안센터다. 김 대표가 센터장을 맡는 AI정보보안센터에는 개인정보·정보보안·디지털 포렌식·영업비밀 전문가 등 5~6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AI를 활용한 증거 수집과 분석, 대응 전략 수립 등을 지원한다.
로펌 내부 업무에도 AI를 적극 도입한다. AI 기반 사건배당 추천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사건의 분야와 난이도, 변호사별 전문성, 업무량, 희망 분야 등을 분석해 적합한 담당 변호사를 추천하면 사람이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AI가 적합한 변호사를 신속하게 추천하면 고객이 담당 변호사와 연락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향후 인력 확대는 전문성 보강에 초점을 맞춘다. 노동·금융투자·공정거래·조세 분야가 우선 대상이다. 이 대표는 “특히 AI 도입으로 노동 분야의 법률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우/임민규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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