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의 한 대형마트 화장품 매대에서는 최근 할인행사가 한창이었다. 핸드크림 10개 묶음의 할인 전 가격은 6만원, 판매가는 3만원으로 안내된 가격표가 걸려 있었다. 당시 이 브랜드 공식 온라인몰의 핸드크림 권장소비자가는 개당 3000원. 온라인몰에서 정가대로 10개를 사는 것과 같은 금액인데도 매장에서는 마치 할인해서 판매하는 것처럼 소개하고 있었다.
판매원은 내국인 고객을 응대할 때는 온라인 회원가입 시 추가 할인이 가능하다고 홍보했다. 그는 “외국인은 회원가입이 어려워서 어쩔 수 없지만 내국인은 가격을 융통성 있게 조절해준다”고 말했다.

일방적인 예약 취소 및 위약금 과다 청구 등 ‘일반숙소’ 관련 신고가 500건으로 가장 많았고 불친절 및 가격 시비 등 ‘쇼핑’(376건), 항공사 운영 및 공항시설 미흡 등의 ‘공항·항공’(186건), 미터기 사용 거부 및 난폭운전 등 ‘택시’(182건), 일방적인 예약 취소 및 서비스·위생불량 등 ‘호텔’(146건) 순이었다.
숙박 분야에선 예약 확정 뒤 추가 요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5월 공개한 사례에선 부산의 한 숙박업소가 BTS 공연 기간 2박 예약을 확정한 소비자에게 시중가보다 싸게 예약됐다며 입실 전 50만원을 더 내라고 요구했다. 다른 업소는 확정된 예약을 임의로 취소하고 객실을 다른 소비자에게 더 비싼 값에 팔았다.
쇼핑에서는 ‘눈속임 할인’ 등이 문제로 지적된다. 할인 전 가격을 부풀려 소비자가 오인하게 하는 행위는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표시광고법상 거짓·과장 광고로 인정되면 시정명령과 관련 매출의 최대 2% 과징금을 부과받는다.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 벌금 규정도 있다.
외국인을 상대로 한 택시 바가지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행정처분으로 이어진 사례는 204건으로 전체의 3.1%에 그쳤다. 주의·지도교육으로 마무리한 신고는 1865건(28.8%), 자체 종결은 4368건(67.4%)이었다.
신고를 독려하는 포상금 제도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부당요금 신고가 행정처분으로 이어지면 심사를 거쳐 50만원을 지급할 수 있지만, 같은 기간 신청과 지급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서울시가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 발표한 외국인 택시 불편 개선 대책에도 택시 영수증 영문 병기 및 불법행위 단속에 대한 안내가 있었을 뿐 포상금 안내는 빠졌다. 모 의원은 “관광객이 신청하기 어려운 절차를 그대로 두니 한 건도 쓰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영리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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