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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男·일본女' 주말마다 몰려들더니…'우리도 커플 됐어요' [트렌드+]

입력 2026-10-19 19:25   수정 2026-10-19 20:28


"이마카라 세키오 이도오시테쿠다사이(이제부터 자리 이동해주세요)."

일본 나고야의 한 카페. 알림이 울리자 한국인 남성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옆 테이블로 이동했다. 한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은 10분. 시간이 지나면 다음 상대와 대화하는 식으로 한국에서 익숙한 '로테이션 소개팅'이었다. 달라진 건 마주 앉은 상대의 국적뿐이었다.

한국인 남성과 일본인 여성을 연결하는 한일 로테이션 소개팅이 일본 현지와 국내에서 확산하고 있다. 매월 도쿄와 오사카, 나고야, 강남 등에서 행사를 여는 업체까지 등장했다. 국경을 넘어 연애 상대를 찾는 이들을 연결하는 만남의 장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국내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앱)도 일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만큼, 국제 데이팅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일 로테이션 소개팅 2000명 돌파…국제 결혼도 '쑥'
19일 한경닷컴 취재에 따르면, 한 한일 로테이션 소개팅 업체는 지난해 2월 운영을 시작한 뒤 누적 참가자 2000명을 넘어섰고, 커플 497쌍을 성사시켰다. 소개팅은 매월 주말마다 나고야, 오사카, 도쿄, 후쿠오카 등에서 번갈아 가면서 열린다.

참가자 구성도 다양하다. 일본인 참가자 중에는 회사원뿐 아니라 의료·교육·금융 분야 종사자도 있다. 연령대는 20대 중반부터 30대 초중반까지가 주를 이룬다. 한국 로테이션 소개팅과 마찬가지로 직업 상관없이 로테이션 만남 자체를 즐기는 2030이 많은 것이다.

한일 간 만남은 결혼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한국 남성과 일본 여성 간 혼인 건수는 1483건으로 전년보다 26.1% 증가했다.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국경을 넘어선 만남은 어렵지 않은 지 오래다.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한일 교류회', '한일 로테이션 소개팅' 등 한국인과 일본인의 만남을 주선하는 콘텐츠가 잇따라 올라온다. 이날 기준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한일커플' 게시글은 이날 기준 31만4000건을 넘어섰다.
K팝·드라마에 마음 열렸다…데이팅 업계 '핵심' 시장 일본
일본인 여성과 한국 남성 간 데이팅 시장이 커질 수 있는 배경에는 K 콘텐츠가 있다. 소셜 데이팅앱 '위피'가 지난해 실시한 '2030 한일 연애·만남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 여성 중 91.6%는 한국 문화에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K팝, K드라마, 여행 등 한류 콘텐츠가 한국인과의 만남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지에서도 K 콘텐츠의 영향력을 체감했다. 일본 도쿄에서 한국 남성과의 결혼을 지원하는 상담소 '모아러브'는 회원들이 K팝과 한국 드라마를 주요 가입 동기로 꼽았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데이팅 업계에서 선점해야 하는 '핵심 공략 시장'이다. 일본의 인구는 한국의 약 두 배지만, 데이팅 시장 규모는 3~4배에 달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팅 시장에서 미국과 일본을 선진 시장으로 보고 있다"며 "신규 가입자나 성장 측면에서 크게 질적 성장을 하기 위해 일본 시장 진출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 여성들은 데이팅 앱 사용에 적극적이다. 일본 디지털 마케팅 기업 모치가 지난해 매칭앱 이용 경험이 있는 20대 여성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2%는 매칭앱을 이용해봤다고 답했다. 85%는 매칭 앱에서 실제로 사람을 만난 적 있다고 했다. 그중 절반 이상은 교제까지 이어졌다고 응답했다.
일본 데이팅 시장 잡아라…국내 앱도 현지화 경쟁

이에 국내 데이팅 앱 업체도 일본 시장을 적극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국내 데이팅 앱 매출 1위 위피를 운영하는 엔라이즈는 올해 한국 서비스 최초로 일본 일반사단법인 연애·결혼 매칭앱 협회에 가입했다. 일본 현지인들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단순히 한국 앱을 일본어로 번역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일본인 사용자에 맞추는 것에 방점을 뒀다.

지난해에는 한일매칭 기능을 정식으로 출시했다. 한일 매칭 기능은 1주 만에 사전 신청자 수가 2만명을 넘어설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다. 현재 위피는 일본에서 데이팅 앱 순위 14~15위를 기록하고 있다.

위피 관계자는 "일본 시장은 데이팅 앱 1위부터 10위가 모두 자국 서비스일 만큼 외국 기업이 진입하기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측면이 있다"며 "일본이 해외 진출에 핵심 국가인 만큼, 일본 시장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걸 목표로 두고 있다. 일본 사용자들의 경우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 한일매칭 서비스를 시작으로 시너지를 발휘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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