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엔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05원 내린 100엔당 840.2원을 기록했다. 2007년 12월 4일(837.11원) 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날 장중엔 835.86원으로 떨어졌다. 지난 6월 5일 962.24원까지 오른 원·엔 환율은 4개월 보름 만에 122원 넘게 내렸다.원화 가치가 글로벌 통화 가운데 독보적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엔화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지속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2.2원 내린 1328.1원에 거래되며 연저점을 다시 썼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최근 한 달간 3.93% 상승한 반면 엔화 가치는 1.01% 내렸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원화 가치는 9.52% 오른 데 비해 엔화는 0.09%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한국 반도체 수출 기업이 막대한 달러를 벌어들여 외환시장에서 달러 매도 물량이 쏟아지는 데 따른 것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도 원화 가치가 상승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엔화는 약세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막대한 재정적자와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의 재정 확장 기조가 엔화 가치를 짓누르고 있다. 지난달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31년 만의 최고치인 연 1.25%로 올렸지만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다음 인상 시기에 관해 명확한 시그널을 주지 않자 엔화 가치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국채 금리도 치솟으면서 미·일 금리 차가 좁혀지지 않는 것이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원·엔 환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규모 경상수지에 더해 반도체 기업의 배당금, 설비투자, 성과급 지급 등에 따른 원화 환전 수요가 대기하고 있어서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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