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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키질체크 "채점방식 변화 필요…AI로 만든 결과물 대신 문제해결 과정 평가해야"

입력 2026-10-20 18:09   수정 2026-10-21 02:42

르네 키질체크 "채점방식 변화 필요…AI로 만든 결과물 대신 문제해결 과정 평가해야"

“인공지능(AI) 시대 교육 현장에서는 결과물만 채점하는 기존의 관행부터 버려야 합니다.”

르네 키질체크 미국 코넬대 정보과학과 교수(사진)는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과거엔 학생이 쓴 에세이나 보고서를 보면 그의 사고력 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결과물을 평가하는 것은 학생이 쓰는 AI의 성능을 측정하는 꼴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코넬대 미래학습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그는 다음달 4일 개막하는 ‘글로벌인재포럼 2026’에서 ‘AI가 답하는 세상, 무엇을 가르치고 평가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AI의 등장으로 평가 체계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키질체크 교수 연구팀이 지난 5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미국 20개 공립 연구중심대학 학생 9만5000명 중 3분의 1이 학업에 생성형 AI를 정기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이 가운데 약 9%는 AI로 부정행위를 했다. 키질체크 교수는 “단순히 부정행위를 적발하는 기술 개발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AI가 사용되는 환경에서도 평가 방법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결과물 대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평가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AI를 사용했다면 어떤 자료를 열어보고 무시했는지, AI의 주장을 검증했는지, 무엇을 고치고 그대로 넘겼는지까지 모두 평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 지식을 축적하는 부문에서 AI를 따라갈 수 없게 되자 새로운 역량이 주목받고 있다. 키질체크 교수는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역량으로 AI를 활용해 일하는 방식, 다른 사람과 협업하는 방식, 피드백 후 성장하는 속도를 꼽았다. 키질체크 교수는 “AI 시대에는 몇 년이 아니라 몇 달 안에 일하는 습관을 빠르게 바꿔야 한다”며 “AI와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빠르게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면서도 성장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기업 현장에서도 ‘과정 중심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채용 과정에서 이력서, 학점 같은 지표의 신뢰성을 약화시켰지만 AI 덕분에 직원이 일하는 과정을 데이터로 관찰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같은 대규모 평가 시스템에 대해서는 “공정성은 갖췄지만 교육적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명확한 점수를 통해 학생들을 줄 세울 때는 수능과 같은 평가 시스템이 공정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그만큼 잃는 것도 많다는 것이다. 키질체크 교수는 “전국 단위의 대형 시험은 비생산적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학생들이 사회적으로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는 특정 역량을 공부하는 데 터무니없이 많은 시간을 쏟게 한다”고 지적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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