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많이 쓰는 조직이 성과도 좋을까…‘사용량’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김한솔의 경영전략]

입력 2026-10-24 05:26  

AI 많이 쓰는 조직이 성과도 좋을까…‘사용량’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김한솔의 경영전략]




인공지능(AI)이 조직 업무의 기본값이 됐다. 회의록 정리, 보고서 초안 작성, 시장 리서치 등 AI가 닿지 않는 업무를 찾는 게 더 어려운 사람들도 있다. 여기엔 회사의 지원도 한몫했다. 업무 효율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유료 계정을 지원하고, 사내 교육도 하고, 잘 쓴 사례를 모아 공유도 한다.

그런데 뭔가 아쉽다. 기대만큼 ‘실질적 성과’로 연결되지 않아서다. 구성원들은 분명 AI를 열심히 쓰는데 팀의 성과표를 들여다보면 무엇이 달라졌는지 명확히 말하기 어렵다. 이게 특별한 조직의 이야기가 아니다. 시도는 넘치는데 성과는 보이지 않는 조직, 뭐가 문제일까.

◆AI가 만든 ‘성과’를 보라

토큰맥싱(tokenmaxxing)의 때가 있었다. 토큰이란 AI가 글을 읽고 쓸 때 처리하는 데이터 단위를 말한다. 토큰을 많이 쓰는 게 곧 AI를 잘 쓰는 증거처럼 여겨지던 시기, 그래서 리더들은 “AI 얼마나 썼어?”를 물었다. 아예 사용량을 평가 지표로 삼은 조직도 있었다. 메타에서는 8만5000명이 넘는 직원의 토큰 사용량을 집계해 상위 직원이 누구인지 보여주는 순위표를 운영했다. 한 달 동안 쌓인 사용량만 60조 토큰에 달했다. 아마존도 비슷한 정책을 폈다. 그런데 결과는 기대 밖이었다. ‘순위’를 올리려고 굳이 필요 없는 작업을 AI 에이전트에게 맡기는 직원이 생겼다. 성과가 늘지 않고 회사가 떠안을 비용만 불어났다. 이에 해당 조직에서 직원들에게 이런 말을 하기 시작했다. “AI를 쓰기 위해 AI를 쓰지는 말아 달라.”

일단 AI 많이 쓰게 하는 게 무조건 틀린 건 아니다. 의미 있는 시도인 건 맞다. 일단 새로운 무언가가 조직에 들어오려면 알아야 하니까, 그러려면 써 봐야 하니까, 도입 초기에는 구성원 개개인이 많이 시도해보는 것 자체가 목표일 수 있다. 하지만 사용이 익숙해진 이후엔 더 이상 ‘토근 사용량’이 지표가 돼서는 안 된다. AI가 어느 정도 조직의 업무 맥락에 들어왔다면 리더가 봐야 하는 것도 달라져야 한다. AI 덕분에 업무가 얼마나 효율화됐는지, 그래서 AI가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는지를 봐야 한다. 이게 리더가 물어야 할 질문이다.

문제는 질문만 바꾼다고 행동이 바뀌지 않는다는 데 있다. 리더가 회의에서 “AI를 무작정 쓰기보다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쪽으로 집중합시다”라고 말해도, 조직의 평가가 여전히 사용량에 가 있다면? 구성원은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 조직이 AI에서 ‘무엇’을 볼 것인지를 명확하게 ‘지표화’하는 게 필요하다.

◆AI가 벌어준 시간,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데 써라

그럼 뭘 봐야 할까. 사용량이 아닌 ‘영향력’이다. AI 활용해 업무 방식이 바뀌었다면 그게 실제 어떤 효과를 냈는지 증명하게 해야 한다. ‘보고서 작성 자동화’를 했다면? 이걸 만든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 덕분에 업무 시간이 얼마나 줄었는지 설명하게 해야 한다. 혹은 보고서의 품질이 과거에 비해 어떤 부분이 좋아졌는지 물어야 한다. 그래야 ‘AI를 위한 AI 만들기’를 하지 않는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효과가 어디까지 미쳤는지도 봐야 한다. 예를 들어 보자. 한 구성원은 AI로 자신의 주간 보고서 작성 시간을 2시간에서 30분으로 줄였다. 다른 구성원은 고객 문의에 답할 때 쓰는 AI 지침을 만들어 팀원 모두가 쓰게 했다. 덕분에 팀 전체의 응대 시간이 줄었고, 답변 품질도 고르게 올라갔다. 둘 다 AI를 잘 쓴 사례다. 하지만 조직에 미친 영향력의 크기는 다르다. 리더는 이걸 구분해 바라보는 안목을 갖춰야 한다. 영향력의 크기에 따라 가중치를 두자는 것이다. 개인의 업무 효율화를 무시하라는 게 아니다. 나 혼자 빨라진 성과에 대한 인정보다 팀과 조직으로 증폭시킨 사례를 더 높게 평가해야 한다.

“AI 썼어?”가 아닌 “이걸로 뭐가 달라졌어?”를, “몇 번 써봤어?”라는 질문 대신 “이 방식을 다른 팀원도 쓸 수 있을까?”를 묻자. 리더의 질문이 바뀌고, 조직의 평가가 그 질문의 방향으로 바뀔 때 구성원의 행동도 바뀐다. AI 활용에 대한 우리 조직의 평가표는 어디를 보고 있는지 점검하자.

여기서 한 발 더 나가는 조직도 있다. AI로 효율화를 한 덕분에 확보된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까지 챙기는 조직이다. 그런데 이걸 독려하기가 사실 쉽지 않다. 기존보다 더 빠르게, 효율적으로 일하게 됐고 효과성까지 높였으니 그럼 된 거 아니냐고 말한다. 하지만 이건 구성원 개인의 관점일 뿐이다.

나‘만’ AI를 써서 일을 쉽게, 빠르게 하게 된 게 아니다. 옆 팀도, 경쟁사도, 똑같이 AI로 효율과 효과를 높이고 있다. 다들 비슷한 도구로 일을 잘하게 됐다면 그 힘은 더 이상 내세울 게 못된다. 결국 AI로 효율과 효과를 높인 사람들끼리 다시 경쟁하는 셈이니까. 그래서 리더는 구성원이 AI 덕분에 벌게 된 시간의 ‘쓰임새’를 높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해야 하는 역할이 ‘무엇’을 할지 제시하는 사람이다. 시간이 생겼다고 구성원이 알아서 더 가치 있는 일을 찾아 나서지는 않는다. 무엇을 하면 좋을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리더는 구성원 스스로 관심을 가진 영역을 기반으로 우리 ‘조직’에서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게 뭔지, 혹은 우리 ‘조직’이 새롭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서 제안해줄 책임이 있다. AI를 능동적으로 사용하게끔 목표를 만들어주자. 명확한 목표 제시가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시작이 될 수 있다.

AI를 써보라고 독려하던 시기에는 사용량이 의미 있는 신호였다. 하지만 AI가 업무의 기본값이 된 지금 그 숫자는 이제 ‘비용’일 뿐이다. 리더는 AI로 만들어진 변화, 그리고 그 변화가 개인을 넘어 팀과 조직에 얼마나 ‘영향력’을 미쳤는지를 봐야 한다. 더불어 효율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기 위한 ‘방향 제시’를 해야 한다.
이제 생각해보자. 나는 우리 조직 구성원에게 AI 활용에 대해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가.

김한솔 HSG 휴먼솔루션그룹 AX 사업실장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