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만9800원짜리 술 세트에 들어 있던 은화 한 개가 중고시장에서 18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패키지 전체 가격의 약 9배다. 11년 만에 돌아온 롯데칠성음료의 ‘캪틴큐’가 술을 마시는 재미에 한정판 기념품을 수집하는 즐거움을 더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캪틴큐 한정판 속 순은 주화에 관심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 게시된 캪틴큐 기념 은화 판매 글에는 10만원과 17만원, 18만원의 가격이 각각 제시됐다. 10만원짜리 매물은 ‘은화만 있다’고 적었고, 18만원짜리 매물은 보증서를 포함한다고 안내했다. 은화와 설명 종이를 6만원에 사겠다는 구매 희망 글도 올라왔다.롯데칠성음료가 재출시를 기념해 선보인 ‘캪틴큐의 보물상자’는 총 1만2000세트 한정 상품이다. 캪틴큐 360㎖ 두 병과 스테인리스 전용 잔, 기념주화로 구성됐으며 편의점 판매 가격은 1만9800원이다.
이 가운데 1980세트에는 약 1.5돈의 순은 기념주화가 들어 있다. 전체 패키지에서 순은 주화가 포함된 비중은 16.5%다. 나머지에는 모형 주화가 담겼다. 구매하기 전에는 어느 주화가 들어 있는지 알 수 없다. 한정판을 구하는 데 더해 상자를 열어 은화를 확인하는 ‘보물찾기’ 요소를 넣은 것이다.
이달 9~16일 세븐일레븐 앱에서 캪틴큐 검색량은 30만 건을 넘어 전체 재고 찾기 검색의 15%를 차지했다. 세븐일레븐이 준비한 보물상자 1300세트는 사전 예약으로 모두 소진됐다. CU에서도 점주 대상 발주 물량 1200세트가 상품 공지 당일 마감됐다. GS25에서는 지난 14~19일 입고 물량의 약 98%가 팔렸다.

복고 양주에 ‘보물찾기’ 재미 더해
캪틴큐는 1980년 출시돼 저렴한 양주로 인기를 끌었지만 2015년 단종됐다. 이후에도 온라인에서 과거 음주 경험담과 숙취를 과장한 농담 등이 회자되며 이름이 잊히지 않았다. 롯데칠성음료는 과거의 녹색 병과 라벨을 살리고 술의 원료와 숙성 방식을 바꿔 올해 다시 선보였다. 새 제품은 캐리비안 럼 원액을사용해 버번 캐스크에서 숙성한 뒤 PX 셰리 캐스크에서 추가 숙성했다. 알코올 도수는 35도다.광고도 복고 감성을 활용했다. 코미디언 이선민을 모델로 기용해 1980년대 캪틴큐 광고를 재해석했다. 옛 광고를 떠올리게 하는 화면과 연출로 브랜드를 기억하는 소비자의 향수를 자극하고, 처음 접하는 소비자에게는 웃음을 주는 방식이다.
은화 매물은 이런 복고 마케팅에 수집 요소가 더해졌음을 보여준다. 브랜드의 역사와 캐릭터를 담은 기념품이 술에서 분리돼 별도의 판매 대상으로 등장한 것이다. 한정 수량과 무작위 구성은 상자를 여는 경험에도 이야깃거리를 만든다. 중고시장에 올라온 게시물은 제품이 판매된 뒤에도 브랜드가 다시 언급되는 계기가 된다.
캪틴큐의 재출시는 오래된 브랜드를 현재의 소비 방식에 맞춰 되살린 사례다. 익숙한 이름과 디자인으로 관심을 끌고, 한정판 구성과 개봉의 재미로 경험을 늘렸다. 저렴한 양주를 다시 파는 데서 출발한 마케팅이 기념품 수집과 중고시장으로까지 뻗어나간 셈이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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