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2일 정식 개장을 앞둔 서울 성수동 ‘더 하우스 오브 테라로사 서울’. 붉은 벽돌 건물을 지나 유리문을 열자 긴 커피 바와 탁 트인 공간이 나타났다. 바리스타들은 바 안쪽에서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 매장 한쪽 통유리 너머로는 로스팅 설비가 보였다. 커피를 주문해 마시는 데서 그치지 않고 원두를 볶는 과정까지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약 400평 규모의 매장은 머무는 목적에 따라 공간을 고를 수 있도록 나뉘어 있었다. 여럿이 마주 앉는 소파 자리 옆에는 서가와 긴 테이블이 놓였다. 낮은 안락의자에서 쉬거나, 다른 좌석과 분리된 자리에서 일행끼리 대화를 나눌 수도 있었다. 야외에는 널찍한 테라스가 펼쳐졌다.

스페셜티 커피 전문 브랜드 테라로사가 지난 24일 성수동에 새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2002년 강릉에서 출발한 테라로사의 새로운 매장 전략인 ‘테라로사 2.0’을 처음 적용한 곳이다. 커피를 판매하는 공간에 로스팅과 시음, 교육 프로그램을 더해 방문객이 자신의 취향을 찾도록 했다.

성수점의 차별점은 매장 안에 마련한 로스터리다. 통유리로 구분된 공간에서 원두를 볶는 과정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고객이 원하는 생두와 볶는 정도를 선택하면 현장에서 로스팅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미 볶아놓은 원두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방식에서 선택의 폭을 넓혔다.

여러 커피를 비교해보고 싶다면 ‘커피 저니 테이스팅 코스’를 이용할 수 있다. 산지와 가공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향과 맛을 비교하며 자신이 선호하는 커피를 찾는 프로그램이다. ‘커피 101’에서는 스페셜티 커피의 기초 지식부터 로스팅·추출 방식에 따른 풍미의 차이까지 배울 수 있다.

김의열 테라로사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커피는 종류마다 향과 맛이 모두 다르다”며 “단맛과 쓴맛, 신맛이 조화를 이루고 과일이나 견과류 같은 풍미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테라로사는 이런 차이를 방문객이 직접 경험하도록 하는 데 힘을 줬다. 커피의 전문성을 설명하는 데서 나아가, 비교해 마시고 배울 기회를 매장 안에 마련한 셈이다. 김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지켜온 커피 철학을 바탕으로 커피와 공간 전략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

매장 곳곳에는 테라로사의 상징인 붉은 벽돌과 철제 구조물, 콘크리트가 함께 쓰였다. 높은 천장 아래에는 금속 소재의 커피 바가 자리 잡았고 벽면에는 사진 작품이 걸렸다. 커피 관련 서적을 볼 수 있는 서가와 식물을 배치한 실내 정원도 마련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별도의 테라스도 있다.

베이커리 진열대에는 바게트와 크루아상, 페이스트리, 케이크가 놓였다. 커피에 곁들이는 디저트뿐 아니라 가벼운 식사로 즐길 만한 빵까지 갖췄다. 김 대표는 “커피와 잘 어울리는 베이커리가 무엇인지, 식사를 대신할 수 있는 메뉴는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베이커리 종류도 늘리고 제품 경쟁력을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수점에서만 판매하는 메뉴도 있다. ‘성수 하프&풀 블렌드’, ‘블랙 잉크 커피’, ‘그라니따’ 등 한정 음료 4종을 선보였다. 매장의 붉은 벽돌에서 착안한 ‘브릭 바움쿠헨’과 ‘커피콩 무스’ 2종도 마련했다. 오는 12월에는 프랑스 요리사 알랭 뒤카스의 초콜릿 브랜드 ‘알랭 뒤카스 쇼콜라 파리’가 입점할 예정이다.

커피뿐 아니라 공간과 먹거리를 함께 강화한 것은 성수점을 일부러 찾아오는 매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강릉에 가면 테라로사를 가볼 곳으로 꼽고, 경주에서도 테라로사를 찾는 것처럼 성수점 역시 일부러 찾아올 만한 곳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테라로사는 모든 매장을 같은 모습으로 만들기보다 지역과 건물의 특성을 살리는 방식을 택했다. 경주점에는 한옥의 특성을, 부산 수영점에는 옛 공장의 구조를 살렸다. 성수점도 붉은 벽돌 건물의 특성을 활용하면서 철제 소재를 더했다.
김 대표는 “카페 사업에서 통일성은 굉장히 중요하지만 통일해야 할 것과 지역 특색을 살려야 할 것을 구분하고 있다”며 “도심 매장은 일정한 통일성을 유지하되 플래그십 매장은 지역에 맞춰 차별화할 것”이라고 했다.
출점도 늘린다. 테라로사는 성수점 개장에 앞서 지난 22일 대구 신세계백화점, 23일 청량리 롯데백화점에 매장을 열었다. 내년에는 매달 1~2개씩 신규 매장을 출점할 계획이다.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한다.
강윤지 기자 yuntor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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