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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 다 먹여살리네"…후진국도 아닌데 '두자릿수 경제성장'

입력 2026-10-27 08:02   수정 2026-10-27 08:05

"반도체가 다 먹여살리네"…후진국도 아닌데 '두자릿수 경제성장'

대만이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 호황에 힘입어 올해 12%를 웃도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선진국에선 보기 힘든 두 자릿수 경제성장률이 예상되는 것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반도체·서버 수출이 초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경제연구기관은 올해 성장률이 198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대만 경제일보에 따르면 대만 국가발전위원회는 최근 발표한 '현재 경제 상황' 자료를 통해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올해 대만 경제성장률을 10.05~12%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취합한 수치다.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곳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다. 이 기관은 올해 대만 경제가 1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만 중앙은행은 11.48%를 제시했다.

대만 행정원 주계총처(통계청)와 골드만삭스는 각각 11.05%로 전망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씨티 예상치는 11%로 같았다. HSBC는 10.99%, S&P글로벌은 10.0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기관들의 최고 전망치와 최저 전망치 차이는 1.95%포인트. 대만 경제가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는 덴 공통된 시각을 보였지만 성장 폭을 놓고 다소 차이를 보였다.

최근엔 12%를 웃돌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대만 중화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예상치를 12.16%로 상향 조정했다. 이대로라면 대만은 1988년 이후 가장 높은 연간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예쥔셴 국가발전위원회 주임위원(장관급)도 최근 언론에 올해 경제성장률이 12%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처럼 대만 경제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가장 큰 배경으로는 AI 인프라 투자가 꼽힌다. 글로벌 기업들이 AI·클라우드 사업에 투입하는 자금을 늘리면서 대만 반도체·정보기술(IT)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가발전위원회는 AI 서버 신제품과 기업들이 자체 설계한 반도체가 잇따라 양산 단계에 접어든 데도 주목했다. 관련 제품의 공급이 본격화하면서 수출 증가세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전통 산업의 제품 출하가 활발해지면서 대외 무역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AI 관련 제품뿐 아니라 다른 산업에서도 수출이 늘어 성장 동력이 강화됐다는 것이다.

대만 내부의 반도체 설비 투자도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지 반도체 기업들은 첨단 반도체 공정·첨단 패키징 생산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중이다.

여기에 대만 정부가 추진하는 'AI 신 10대 건설' 정책도 투자 확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가발전위원회는 민간 반도체 기업의 생산능력 확충, 정부의 AI 산업 육성 정책이 맞물리면서 국내 투자 증가세가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소비도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만은 최근 임금 상승세가 이어진 데다 주식시장이 최고치를 경신해 소비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

국가발전위원회는 주가 상승으로 자산 가치가 높아지는 이른바 '부의 효과'가 민간 소비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대만 경제가 수출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소비에서도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현재의 높은 성장세가 앞으로도 유지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국가발전위는 미국·이란의 휴전 합의 진행 상황을 향후 경제 전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꼽았다. 중동 정세가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대만의 대외 경제 환경도 달라질 수 있다는 취지다.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도 주요 위험 요인으로 제시됐다. 이와 함께 주요국의 통화정책 방향, 재정 관련 불확실성도 대만 경제의 향후 성장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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