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갑에는 타르가 1㎎ 안팎이라고 적혀 있는데, 정부가 공개한 검사 결과에선 궐련 한 개비당 타르가 최대 40.4㎎ 검출됐다. 숫자만 보면 표시와 실제 검사값이 크게 어긋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두 수치는 같은 조건에서 나온 값이 아니다. 정부가 측정 방식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담뱃갑 표시를 어떻게 바꿀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소비자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9일 국내에서 판매되는 담배 465개 제품의 유해성분 검사 결과를 처음 공개했다. 궐련 256개 제품의 타르는 한 개비당 11.7~40.4㎎으로 나타났다. 궐련형 전자담배 104개 제품에서도 타르가 10.3~32.0㎎ 검출됐다. 이번 검사는 타르뿐 아니라 포름알데히드와 벤젠 등 인체발암물질을 포함한 성분을 함께 분석했다.
따라서 담뱃갑의 ‘1㎎’과 이번 검사에서 나온 ‘최대 40.4㎎’을 그대로 맞대어 한 제품의 실제 흡입량이 40배가 됐다고 해석해선 안 된다. 정부가 공개한 11.7~40.4㎎은 검사 대상 궐련 전체의 범위다. 담뱃갑 표기값과 검사값은 시험 조건이 달라 단순 비교할 수 없고, 어느 쪽도 개인이 실제로 들이마시는 양을 그대로 나타내지 않는다.
타르라는 수치의 한계도 있다. 타르는 단일 물질이 아니라 담배 배출물의 입자상 물질에서 니코틴과 수분을 뺀 나머지를 합한 값이다. 같은 타르 무게라도 그 안에 어떤 유해성분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는 다를 수 있다.
식약처도 타르 수치만으로 담배 제품의 유해성을 판단할 수 없으며, 개별 유해성분과 그 양을 함께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제도개선안이 나오기 전까지 담뱃갑의 기존 수치와 새 검사 결과는 함께 유통된다. 소비자는 어느 수치를 기준으로 봐야 할지 혼란스러울 수 있고, 업계도 제품 표시와 소비자 설명 기준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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