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의 300가구 미만 소규모 아파트 거래량이 1만3000건에 육박하며 6년 만에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들어서는 전체 아파트 거래에서 소규모 단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지를 앞질렀다.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관리비 부담이 커 그동안 매매시장에서 외면받은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서울 집값이 장기간 상승하자 높은 가격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나홀로 아파트’ 등 소규모 단지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규모 아파트의 거래 비중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1~9월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에서 300가구 미만 단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25.4%로, 전년 동기(19.2%)보다 6.2%포인트 상승했다. 1~9월 기준으로는 2022년(34.2%)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3분기만 놓고 보면 300가구 미만 아파트 거래 비중은 27.3%로 집계됐다. 1500가구 이상(24.7%), 1000~1499가구(12.1%) 등을 제치고 가장 높았다.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300가구 미만 단지의 거래 비중(18.5%)은 1500가구 이상 단지(28.7%)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았다. 이후 소규모 단지 거래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며 순위가 역전됐다.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소규모 아파트 가격도 대단지 못지않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0가구 미만 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률은 0.33%로, 1000~1499가구(0.29%)를 웃돌았다. 1500가구 이상(0.35%)과도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10월에는 300가구 미만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이 0.97%로 1000~1499가구(2.11%)와 1500가구 이상(3.2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소규모 아파트는 그동안 주변 대단지보다 시세가 낮게 형성되고 가격 상승세도 상대적으로 더뎠다. 관리비 부담이 큰 데다 단지 규모가 작아 재건축을 추진하기 어려운 곳이 많기 때문이다. 주차 공간이 부족하고 커뮤니티 시설이 미흡한 점도 수요자들이 소규모 단지를 외면해 온 이유로 꼽힌다.
최근 거래가 늘고 가격이 오르는 것은 서울 집값이 장기간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규모 단지의 가격 경쟁력이 부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역대 최장기간인 90주 연속 상승했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자금이 부족하지만 입지를 포기하지 못한 수요자들이 차선책으로 매수를 검토하는 유형이 소형·소규모 아파트”라며 “300가구 미만 아파트는 나중에 팔려고 할 때 매수자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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