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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악몽 떠오르게 한 트럼프 백악관의 핼러윈 파티 이벤트"

입력 2026-10-31 19:24   수정 2026-10-31 19:25

"9·11 테러 악몽 떠오르게 한 트럼프 백악관의 핼러윈 파티 이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핼러윈 파티의 이벤트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의 저공비행을 선보였지만, 이로 인해 워싱턴DC 시민들이 공포에 떨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전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형 항공기가 도심 상공을 낮게 날자 일부 시민들은 테러나 추락 사고를 의심했다. 인근 공항의 운항까지 일시 중단되면서 항공편 202편이 지연됐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45분께 에어포스원이 백악관 상공에 모습을 드러냈다. 항공기는 백악관과 워싱턴DC 도심을 낮은 고도로 비행했으며, 이후 한 차례 더 백악관 상공을 통과했다.

당시 백악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어린이들에게 사탕을 나눠주는 핼러윈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하늘을 나는 전용기를 향해 손을 흔들었고, 행사 참석자들은 환호했다. 백악관은 이후 소셜미디어에 "어린이들을 위한 환상적인 에어포스원 비행"이라며 행사 장면을 소개했다.

그러나 백악관 밖 시민들에게는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졌다. 워싱턴DC는 백악관과 연방의회, 주요 정부 부처가 밀집해 있어 항공기 비행이 엄격하게 제한되는 지역이다. 이런 도심 상공에 대형 항공기가 굉음을 내며 접근하자 시민들이 불안에 휩싸인 것이다.

WP가 항공기 추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당시 에어포스원의 비행 고도는 122~305m에 불과했다. NYT는 지상에서 바라볼 때 에어포스원과 일반 여객기를 쉽게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도 짚었다.
일부 시민들은 2001년 발생한 9·11 테러까지 떠올렸다. 한 시민은 소셜미디어에 "거리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고 적었다.

한 전직 미국 외교관도 "저공으로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고 테러나 추락 사고인 줄 알았다"며 "전혀 유쾌하지 않은 장난"이라고 비판했다.

저공비행 계획을 충분히 알리지 않은 점도 논란이 됐다. 워싱턴DC 시 의회는 엑스(X)를 통해 "워싱턴 도심과 펜타곤(국방부 청사), 공항에 있는 사람들은 저공비행이 있기 불과 15분 전에야 통보받았다"며 "우리 시의회 당국자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이 놀랐다"고 밝혔다.

미군이 워싱턴DC 도심 상공에 항공기 비행이 예정돼 있다고 공지한 시점도 행사 직전인 오후 5시23분께였다.

이번 이벤트는 실제 항공기 운항에도 차질을 빚게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비행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약 6.4㎞ 떨어진 로널드 레이건 공항의 항공기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 이 과정에서 이착륙 항공편 202편이 지연됐다.

WP가 확보한 항공 관제탑 녹음에는 현장 조종사와 관제사의 당혹스러운 대화도 담겼다. 오후 5시49분께 한 조종사가 "저 비행기는 몇 번이나 더 저공비행을 하는 건가"라고 묻자 관제사는 "이번이 마지막이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 전용기의 저공비행을 관람하는 것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가 참석하는 주요 행사에서 이와 비슷한 이벤트가 종종 진행된다고 전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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