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31일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지역인 경북 청송군과 영양군을 깜빡 방문해 제도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재정 지원에 더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기본소득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구 유입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제도를 더 많은 지역으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김성완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이날 오후 경북 청송군과 영양군을 방문해 기본소득 시행에 따른 지역경제 변화와 주민들의 반응을 살폈다고 밝혔다.
두 지역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로, 자체 군비를 추가해 주민 1인당 매월 20만원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고 있다. 청송군은 올해 6월, 영양군은 지난해 10월 각각 시범지역으로 선정됐다. 김 대변인은 "인구 감소 추세였던 두 지역은 시범지역 선정 이후 인구가 5% 이상 늘고 상권 매출이 증가하는 등 지역 사회에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먼저 청송군 진보면 진보전통시장 주변을 찾아 음식점과 정육점, 마트, 약국, 세탁소 등을 둘러봤다. 청송군수는 대통령 방문을 환영하며 청송군이 생긴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이 면 지역에서 창업한 청년 사장에게 어려움은 없었는지 묻자 해당 사장은 "가게를 하나 차리는 게 목표였는데 기본소득 때문에 장사할 만하다"고 답했다. 다른 상인들도 "요즘 장사할 맛 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주민들과 소고기국밥으로 점심을 함께한 자리에서는 기본소득 확대에 따른 지방재정 부담 문제 등이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기본소득이 보다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재정 부분에 더 관심을 가지겠다"고 밝혔다.
이어 영양군 연당1리로 이동한 이 대통령은 주민들의 생필품 구매를 돕는 이동장터 '마실장터'를 방문했다. 이곳은 인근에 상점이 없는 주민들을 위해 차량 2대로 식료품 등 150종 이상의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이다.
마을회관에서 열린 주민간담회에서는 기본소득의 지속 가능성과 재원 확보 방안이 주요 화두로 올랐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귀농해 사과로 특산주를 만들고 있다는 참석자는 기본소득을 계기로 지역에 이주한 직원의 사례를 전하며 "기본소득이 새로운 삶을 찾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영양군의 재생에너지 사업을 기본소득 재원 확보 방안으로 제시했다. 전국 최대 풍력단지가 위치한 영양군에서 풍력에 이어 태양광 사업 등을 통해 발생하는 공유 수익을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농어촌 기본소득에 대해 "대한민국의 지역 균형발전, 농어촌 소멸 방지, 사람들의 여유 있는 삶, 이런 것들을 고려하면 매우 유용한 우선순위에 들어갈 만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정치적 논쟁거리가 돼서 안정성이 많이 부족하다"며 "언제 없어질지 모르고 판단하는 사람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측면이 있어서 일단 실효적인 운영을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큰 과제 같다"고 말했다.
기본소득 사용처를 제한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민들이 사용 지역이나 금액 제한에 불편을 느낄 수 있지만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제약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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