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지난 6일 5000선을 하회한 가운데 연말 증시 관련 입법을 추진 중인 더불어민주당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지난 2월 3차 상법(자사주 소각 의무화) 처리 이래로 가장 시장 관심이 쏟아지는 의무공개매수제·주가누르기방지법이 막바지 논의를 앞두고 있어서다. 투자자들의 요구와 상장사들의 의견, 각종 제약 조건을 반영해 현실적인 보완책을 제시하는 것이 관건인데 법안 난도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안분비례는 '지분율대로 거래한다'는 원칙이다. 현재 본회의에 부의된 자본시장법엔 안분비례 관련 조문이 담겨 있는데, 작동 방식이 운용사가 원하는 바와 다르다. 쟁점은 대주주 선행매수다. 법엔 지배주주가 원매자에게 지분을 먼저 파는 것을 허용하고, 나머지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에 대해서만 안분비례 원칙이 작동한다. 소액주주만 각자의 지분만큼 매도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운용사들은 지배주주든 일반주주든 자신이 가진 비율대로 공평한 지분 매도가 가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에선 아직 원안 통과를 점치는 시선이 상대적으로 우세하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부의 법안에 힘을 싣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취지의 글을 '절충안'이라는 표현과 함께 SNS에 남기면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매수 지분 전체에 안분비례가 적용될 경우 "경영권을 넘기는 대주주가 보유 지분 전체를 매각하지 못해 유인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그렇다고 100% 전량 매수를 강제하면 인수 측 자금 부담이 지나치게 커진다"고 썼다. 그러면서 "50%+1주를 강제 매수하게 하되 대주주 지분을 전부 인수하고 남은 부분만 안분 매수 청구할 수 있게 하자는 절충적 의견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대통령은 "합리적인 균형점은 무엇이라고 보시나"라며 결론을 내지는 않았다.
여당 관계자는 "증시 상황을 더 살피고 시장 여론 등을 추가로 수렴할 것"이라면서도 "정무위 여당 입장에서도 합의 처리한 법안을 바꾸려면 너무나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증시가 계속 악화 일로를 걸으면 법안을 밀어붙이기 부담스러운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담당 부처인 재정경제부의 입장은 다르다. 재경부는 처음 주가누르기방지법 정부안을 내놓으며 업종별 하위 10~25% 기업들에 세금을 더 매기는 형식을 제시했다. 최근 13반기 중 12반기 동안 하위에 속할 경우가 기준이다. 다만 발표 당시 "기준이 허술하다"는 역풍이 불었고, 이 대통령도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최근 수정안을 준비한 상태다. 여당 측에서도 국감이 끝날 무렵부터 의원들끼리 의견을 취합하고, 투자업계와 접점을 늘리며 보완책 마련에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보완책은 다양하다. PBR 0.8배 기준을 유지하되 자산가치 평가 대상의 예외를 더 추가하는 방안, 업종별 PBR 기준을 달리하되 하위 기간 등을 더 깐깐하게 손보는 방안 등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의무공개매수제도가 원안으로 처리될 경우, 여당이 투자업계 의견을 더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재경부 측 전문가, 여당 측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한 가운데 9일 공개 토론회를 열어 입법 방향을 결정짓는다는 계획이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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