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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378% 늘었는데 22% 급락…샌디스크, 반등의 조건 [오기자의 미주ㅊㅊ]

입력 2026-11-06 13:03  

미국 증시에서 눈에 띄게 움직인 종목을 골라, 숫자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기업과 산업의 변화를 오세성 기자가 천착(穿鑿)합니다. 전체 심층 기사 내용은 한국경제신문의 유료 프리미엄 플랫폼 한경프리미엄9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저장장치로 실적이 급증한 샌디스크가 미국 중간선거 이후 규제 우려에 휘청였다. 민주당 압승으로 데이터센터 개발을 제한하려는 정치권의 움직임에 힘이 실리면서, 앞으로의 판매량과 이익에 대한 기대가 흔들렸다.

5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에서 샌디스크는 22.26% 하락한 806.43달러에 마감했다. 마이크론은 17.16%, 웨스턴디지털은 17.39% 떨어졌다. 나스닥종합지수 하락률 약 5.5%를 크게 웃도는 낙폭이다. 민주당의 선거 승리로 데이터센터 규제와 개발 지연 우려가 커진 점이 관련주 매도의 배경으로 꼽힌다.

샌디스크의 주력은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보관하는 낸드플래시(NAND)와 이를 활용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다. AI가 학습·추론에 활용할 정보를 저장하고 불러오려면 대규모 저장공간이 필요하다. 데이터센터 증설은 샌디스크의 고객과 제품 구성을 바꾸는 성장 동력이었다.

지난달 29일 발표한 2027회계연도 1분기 매출은 110억3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8%, 전 분기 대비 23% 늘었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48억200만달러로 직전 분기보다 61%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44%에 달했다.

회사에 따르면 전 분기 대비 매출 증가분의 약 60%는 물량 확대, 40%는 가격 상승에서 나왔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직전 분기 39.25달러에서 49.51달러로 늘었다. 저장장치 판매량과 가격이 함께 개선되며 이익을 키웠다는 의미다.

다음 분기 전망도 성장세를 전제로 한다. 회사는 매출 122억~126억달러, 조정 EPS 55~57달러를 제시했다. 다만 소비자 사업 매출은 3억9700만달러로 전 분기보다 29% 줄었다. 회사는 시장이 높아진 가격에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선거는 데이터센터 수요를 바라보는 계산에 새 변수를 더했다. 고객이 전력·용수 확보와 인허가 문제로 증설을 미루면 저장장치 구매 시점도 늦춰질 수 있다. 앞으로의 투자 속도가 종전 기대에 못 미칠 위험이 주가에 먼저 반영된 셈이다.

회복의 근거는 고객의 증설 계획과 실제 발주에서 찾아야 한다. 데이터센터용 제품의 출하량과 가격이 유지되는지, 장기 공급계약이 예정대로 이행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메모리 업황이 가장 좋을 때의 이익을 단순히 연장하면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할 수 있다. 급락이 기회가 되려면 정책 환경이 바뀐 뒤에도 이익 전망을 지킬 수 있다는 근거가 쌓여야 한다.

오세성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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