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독자적 대북제재, 히든 카드 있나?

입력 2013-02-12 14:24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미국 정부는 UN차원의 다자적 제재 외에 독자적인 제재에도 착수할 전망이다.

그동안 북한이 핵실험과 로켓발사를 할 때마다 UN차원의 제재가 누적되면서 제재의 그물망이 촘촘해 지고 있지만 여전히 빠져 나갈 구멍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독자적 대북제재는 대통령 행정명령을 토대로 하고 있다. '대량살상무기를 확산하고 이를 지지하는 개인과 단체를 지정해 미국내 자산을 동결하고 이들과 미국 기업, 개인이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대통령 행정명령 13382호를 우선 꼽을 수 있다.

또한 대통령 행정명령 13466호를 실시해 '미국인이 북한 선적 취득과 소유, 용선은 물론 북한 선박에 대한 보험제공도 금지'하고 있다.

대통령 행정명령 13551호를 통해서는 '북한과의 무기류 수출입과 사치품, 돈세탁, 위폐, 마약거래, 현금 밀반입 등에 관계된 인물의 미국내 자산도 동결'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는 모두 미국내 또는 미국인에 대해서만 효력만 가지고 있어 미국과 경제관계가 전무하다시피한 북한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제재 범위를 제3국으로까지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우선 '방코델타아시아은행'식의 금융제재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재는 지난 2006년 미 재무부가 마카오 소재 중국은행인 '방코델타아시아'은행을 북한의 '돈세탁 우려은행'으로 지정한 것이다.

돈세탁 우려기관으로 지정되자 은행고객들이 예치금을 대규모 인출해 가는 '뱅크런'이 발생했고, 제3국 은행들도 '방코델타아시아' 은행과 거래를 중단하기 시작했다. 결국 금융당국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내 북한계좌를 전면동결했고, 계좌 내 북한 자금 2,500만 달러도 고스란히 묶이게 됐다.

북한은 1년이 지난 2007년에야 미국이 '북미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동결조치를 해제하면서 자금을 찾아갈 수 있었다.

현재 UN안보리 차원의 금융제재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거래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개인 및 기관에 국한돼 있다. 하지만 방코델타아시아 방식의 금융제재라면 미국 정부 마음먹기에 따라 북한에 대한 광범위한 금융제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방코델타아시아 계좌가 동결되자 북한이 1차 핵실험을 강행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한 것도 광범위한 금융제재가 북한에게는 상당히 아픈 부분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미 의회도 광범위한 대북 금융제재를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촉구할 움직임이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을 맡고 있는 에드 로이스 의원(공화)은 최근 방한에서 방코델타아시아 식 금융제재를 거론했다.

그는 "과거 방코델타아시아를 제재했을 때 북한은 장군들에게 돈도 못 주고 핵 프로그램을 계속하는 데 필요한 돈도 얻지 못하는 효과를 봤다"면서 "이 제재는 북한에 정말 상처를 주고 가장 효과적"이라고 밝힌 뒤 "이 제재를 재무부와 행정부에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이란식의 '포괄적 금융제재'를 북한에 대해서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전망이다. 이 방식은 이란의 금융기관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금융기관에 대해서도 미국내 금융기관과 거래를 금지하는 식의 제재를 가하는 방식이다. 이란 금융기관과 거래했다는 이유로 미국내 금융기관, 특히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과 거래를 하지 못할 경우 제3국 은행은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를 만질 수 없게 된다. 국제금융시스템에서 매장되는 셈이다.

또한 미 의회를 중심으로 현재 상원 외교위원회에 계류중인 '이란, 북한, 시리아 비확산법 개정안'을 시급히 처리하는 방안도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이 시행될 경우 미국 정부는 북한 선박은 물론 최근 180일 이내에 북한을 들렀던 제3국 선박의 미국내 입항도 금지할 수 있다. 북한의 돈줄을 죄는 것을 넘어 해상봉쇄라는 물리적 봉쇄도 가능해지는 셈이다.

hope@cbs.co.kr
[워싱턴=CBS이기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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