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불평등 현상 다소 완화…"저성장 탓"

입력 2013-08-13 05:50  

IMF 외환위기 때보다 여전히 높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득불균형 현상이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득 재분배가 제대로 이뤄졌기 때문이라기보다 경기침체로 고소득층의 소득 둔화 폭이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다소 하향세를 보였지만 소득불평등 수준은 이전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앞으로도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3일 통계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도시의 2인 이상 가구 기준으로 소득수준 상위 20%(5분위)의 소득을 하위 20%(1분위)의 소득으로 나눈 소득배율은 5.76배였다.

이 수치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타격을 받은 2009년 6.04배로 정점을 찍었다가 이후 소폭 하락세를 보여 2010년 5.85배, 2011년 5.88배, 작년 5.76배로 낮아졌다.

소득배율은 수치가 높을수록 소득불평등이 심하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 수년 새 소득배율이 다소 낮아진 것은 경기침체로 저성장이 계속되며 고소득층의 소득 상승 폭이 둔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1분위 소득이 2009년 월평균 111만961원에서 작년 136만4천556원으로 22.8% 증가할 동안 5분위 소득은 671만4천277원에서 785만3천682원으로 17.0% 늘어나는 데그쳤다.

고가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 세계 경기 위축으로 국내 수출도 위축돼주력산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저소득층보다는 고소득층 소득이 줄어든 영향이 더 큰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하위층 소득이 다소 올라간 것에 대해 경기침체로 하위층 가구의 취업자가 증가하고 복지지출이 확대된 것에서 원인을 찾는 시각도 있다.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상류층보다는 빈곤층 소득이 다소 올라간 것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며 "복지지출이 확대되고 빈곤층 가구에서 취업자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저성장으로 최근 수년간 소득배율이 다소 낮아지는 현상이 벌어졌지만 아직도그 수준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소득배율은 '카드사태'가 터진 2003년 4.99배에서 2004년 5.17배로 5배를 넘은이후 9년째 5배를 웃돌고 있다.

작년 소득배율 5.76배는 10년 전인 2002년(5.21배)보다는 0.55배, 20년 전인 1992년(3.92배)보다는 1.84배 각각 더 높다.

2000년대 이전에 소득배율이 5배가 넘은 것은 IMF 외환위기 때였다.

당시에는 저소득층의 소득이 워낙 급격히 떨어져 소득불평등 현상이 심화했다.

5분위 소득이 1997년에 월평균 397만3천777원에서 1998년 379만7천564원으로 4.4% 감소하는 동안 1분위 소득은 90만9천967원에서 71만112원으로 22.0% 급감했다.

이 때문에 소득배율은 1997년 4.37배에서 1998년 5.35배로 커진 데 이어 1999년5.48배로 더 높아졌다가 2000년 4.93배로 다시 낮아졌다.

최근 수년간 소득배율이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소득불평등 현상은 앞으로 더욱악화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소득 격차가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고 연구위원은 "최근의 소득불평등 현상 완화는 경기둔화로 인한 일시적인 것으로 본다"며 "전 세계적으로 소득 격차가 확대하는 추세고 우리나라도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kaka@yna.co.kr hye1@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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