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고철 값 받으려 '젊은 선박'도 본격 해체

입력 2013-09-01 04:08  

올해 선박 해체량 절반이 ྖ년생', 교체주기 빨라져선박 건조하는 현대미포조선ㆍ현대중공업 주가 '청신호'

올해 들어 전 세계적으로 해체된 선박 중 90년대에 건조된 '젊은 선박'의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연간 선박 해체량에서 90년대에 건조된 선박의 해체량 비중은 10%를 밑돌았지만 올해는 절반에 가깝다.

이처럼 선박의 교체주기가 빨라지고 미국발(發) 금융위기 이후 선박 해체량 자체도 크게 늘면서 앞으로 조선사들의 수급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일 국제 해운·조선 분석기관인 클락슨과 동부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27일까지 선박 해체량은 총 3천20만 DWT(재화총화물톤수)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90년대 건조된 선박 해체량(1천440만 DWT)의 비중은 47.6%로 절반에가깝다.

전 세계적으로 선박 해체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 경제를 휩쓴 이후인 지난 2009년부터다.

2005∼2007년에는 평균 600만 DWT에 그쳤던 연간 선박 해체량이 2008년에 1천400만 DWT, 2009년에 3천300만 DWT, 작년에는 5천800만 DWT까지 급증했다.

90년대 건조 선박의 해체량 비중도 최근 몇 년 사이에 눈에 띄게 급증했다.

지난 2010년 연간 선박 해체량 가운데 90년대 건조 선박 해체량의 비중은 9.4%에 그쳤지만 2011년 15.5%, 2012년 31.5%, 그리고 올해 47.6%까지 치솟았다.

90년대 건조 선박의 해체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선박 교체주기가 그만큼 빨라졌음을 의미한다.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선박은 통상적으로 건조된 지 15년이 지나면 기능이 서서히 떨어진다.

시장 상황이 좋을 때는 기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노후 선박을 유지하며 운임을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게 이득이다.

그러나 불황으로 수요가 감소하면 굳이 노후 선박을 유지하는 데 비용을 쓰느니차라리 선박을 해체하고 고철 값이라도 받는 게 현금흐름 측면에서 더 유리해진다.

해체되는 노후 선박의 선령이 최근 90년대까지 내려온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7∼2008년 '선박 버블'로 선령이 낮아진 선박이 늘어났다"며 "시황도 안 좋고 유가도 상승한 마당에 효율이 떨어지는 노후 선박을 유지할 이유가 없어지면서 해체되는 노후 선박의 선령도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비록 선박의 교체주기 가속화와 선박 해체량 증가가 업황 부진에서 비롯된 현상들이지만, 이로 인한 긍정적 효과도 기대된다.

비교적 '젊은 선박'들이 본격적으로 해체되기 시작하면서 조선사들의 수급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주요 선종을 중심으로 선박 공급과잉이 아직 나타나고 있지만 금융위기 이후 선박 해체 움직임이 뚜렷해지면서 조선사들의 수급 호전에기여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경기가 살아나는 선진국들 위주로 선주와 선사들이 효율성 높은 선형(선박의 겉모양)을 선호하며 발주를 늘리고 있어 업황 회복 시 기술경쟁력이 높은 한국주요 조선사들이 수주 차별화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엄 연구원은 "특히 해양플랜트보다 선박 건조 비중이 높은 현대미포조선[010620]과 현대중공업[009540] 등에 유리한 상황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ykb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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