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1주년> ① 기대에 못미친 '성적표'

입력 2014-06-23 04:00  

상장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겨우 53개에 그쳐거래 기능 거의 상실…거래액 하루 평균 2억코넥스는 '그들만의 잔칫상'…개인 접근금지 <※ 편집자주 =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시장이 다음달 1일이면 출범 1주년을 맞이합니다. 박근혜 정부가 기치로 내건 창조경제의 동맥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지만 기대만큼 성과는 높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연합뉴스는 코넥스시장의 어제와 오늘을 평가하고 코넥스시장이 벤처기업 '성장의 사다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대안을 모색하는 기획기사를 사흘에 걸쳐 송고합니다.>

김대중 정부는 벤처기업 중심의 코스닥시장 투자 열풍을 일으키면서 재벌 중심의 산업구조를 중소기업 위주로 재편하고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극복을 시도했다. 벤처기업들의 주가가 하늘 높을 줄 모르게 치솟자국민들은 너도나도 주식투자에 몰두했다.

투자자들은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기치로 내걸고 창조경제의 마중물 역할을하는 코넥스시장 문을 열자 코넥스시장에 관심과 기대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코넥스시장 개장 1년만에 국민들의 관심과 기대는 물거품으로 바뀌고 있다.

코넥스시장은 개장 초기부터 거래 부진이라는 치명적인 한계를 노출했다. 투자자 자격을 제한한 제도적 결과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코넥스시장 활성화를위해 끊임 없이 노력했지만 하루 거래액은 평균 2억원 안팎에 그쳤다. 아예 이번 기회에 대대적인 제도적 개혁책을 찾아보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넥스시장 상장사는 지난해 7월 출범 당시 21곳에서이날 현재 53곳이다. 오는 25일 상장할 데이터스트림즈, 툴젠 등 2곳을 합하면 55곳으로 불어난다.

월별로는 지난해 12월 13곳이 상장하며 붐을 이뤘지만 올해엔 월 평균 2곳에도못미치며 주춤하는 모습이다. 애초 지난해 말까지 50곳을 상장하겠다는 게 당국의목표였지만 지난 4월에야 50곳을 넘어섰다. 양적으로 다소 미흡했다는 평가를 낳는이유다.

시가총액은 지난해 7월1일 4천689억원에서 지난 20일 현재 1조1천432억원으로불었다. 1년 사이에 144%가량 늘어난 것이다. '상장 1호 기업' 21곳 중에 출범일 종가 대비로 지난 19일 현재 주가가 오른 곳은 겨우 11곳이다. 메디아나(172.44%), 하이로닉(169.91%), 랩지노믹스(164.44%), 스탠다드펌(145.14%), 웹솔루스(144.17%)등 5곳은 100% 넘게 올랐다.

거래 부진의 골은 더 깊어졌다.

월별 일평균 거래량은 출범 초기인 지난해 7~8월과 신규 상장이 몰린 12월에는각각 8만주 안팎이었으나 지난 4월에는 1만9천주까지 떨어졌다. 5월 2만6천주, 6월(1~20일) 3만주 등으로 다소 나아졌지만, 지난 1년간 일평균 거래량 4만8천주에 못미치며 가장 거래가 많았던 달의 3분의 1 수준이다.

월별 일평균 거래액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7~8월에 각각 4억4천만원, 5억4천만원이던 것이 등락을 거듭하며 이달 들어선 2억3천만원에서 맴돌고 있다. 1년간 일평균 거래액이 3억1천만원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여전히 바닥을 헤매는 셈이다.

창조경제의 붐을 일으키는 원동력 역할을 해야 할 코넥스시장이 비실비실하며거래 부진 현상에 허덕이는 것은 금융당국의 지난친 보수성 때문이다. 투자 위험을고려해 3억원 이상을 예탁하지 않은 개인은 참여할 수 없도록 시장을 설계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지적했다. 태생적 한계인 셈이다.

정부의 거래활성화 노력도 꺼진 불에 기름 붓기 격이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벤처캐피탈이 코넥스 상장사의 신주를 취득하면 양도차익에비과세 혜택을 주고 총 출자금의 20%로 묶였던 벤처캐피탈의 투자 제한도 코넥스만풀어주는 대책을 내놨고, 지난 3월에는 코넥스 활성화 펀드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김창호 아진엑스텍 대표는 "코넥스의 가장 큰 문제는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이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거래 부진으로 투자자가 차익을 실현하고 싶어도 제때 매매가 체결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자본 조달 창구 역할은 어느 정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도 상장하길 잘했다는 기업의 반응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코넥스 기업은 1년 새 484억원을 조달했다. 전체의 23%인 12곳에서 20차례에 걸쳐서 이뤄졌다. 특히 지난해 3분기 3건 67억원에서 4분기에 3건 69억원으로 비슷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1분기 6건 124억원에서 2분기 8건 223억원으로 꾸준히 증가세다.

유상증자가 224억원으로 전체의 46%, 전환사채(CB)가 260억원으로 54%에 해당했다. 올해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가 2건 성사된 것은 괄목할 만하다.

김상백 스탠다드펌 대표는 "상장 전에는 은행 차입 외에는 자금조달 방법을 생각하지 못했는데, 상장 이후에는 전환사채 발행으로 125억원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자금조달 성과에 무게를 뒀다.

코넥스시장 개장 1주년을 맞아 국민들의 관심은 시장 역할의 정상화에 쏠려 있다. 아무리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제대로 하더라도 주식거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반쪽시장'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거래 부진이 길어지면 기업의 상장 유인을 줄이고 투자자의 외면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코넥스의 지속 가능성과도 직결된다.

이에 따라 개인 투자자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춰줄 필요성이 제기된다. 투자 위험을 완화하려면 정보의 비대칭성도 줄여야 하며, 이를 위해선 코넥스만의 특징인지정자문인제도를 활성화하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 지적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코넥스시장의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려면 모든개인 투자자들의 참여를 허용하기보다는 우선 예탁금 기준을 낮춰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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