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투자전략> 달러 베팅은 투자 아닌 투기

입력 2015-04-07 08:47  

최근 들어 달러화 자산에 투자하라는 권유가 부쩍 늘었다.

주요 국가 중 미국 경기가 가장 좋다는 점과 미국이 출구전략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달러화가 강세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달러화 강세를 노린 베팅은 투자가 아닌 투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은행과 증권사가 내놓는 달러화 연동 상품은 대부분 채권이나 주식 관련 상품이다. 중요한 점은 상당수가 환 헤지가 아닌 '환 오픈형'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미국의 금리나 주가가 올라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달러화 강세로 수익의상당 부분이 환율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사실 금리수준만 놓고 보면 한국이 미국보다 높고, 주가 측면에선 미국 증시가연초 이후 상승 폭을 대부분 되돌리는 조정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상품(주식이나 채권) 자체의 매력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달러 상승에 베팅하는 환상품에 가까우며, 2000년대 중반 일본에서 잠시인기를 끈 환 오픈형 또는 더블데커(환차익+투자수익)와 유사한 형태라고 할수 있다.

여기서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첫째, 한국은 외환위기 경험 때문에 투자자들이 환율 움직임에 민감하다는 사실이다. 최근 몇년간 투자붐이 인 브라질 채권이 금리는 높지만, 헤알화 하락으로 수익률이 급격하게 훼손된 사례도 있다.

둘째, 달러화가 강세가 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 물론 미국의 경제 상황이 좋고기업 이익도 늘어나는 상태에서는 달러 연계 상품이 좋은 투자대안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4월 현재 미국 매크로 서프라이즈 인덱스가 급락 중이고, 기업이익도 달러강세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무조건 환율만 보고 투자하는 것은 위험할수 있다.

과거에도 미국 달러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정책금리가 오르기 전에 강세를 보이다가 정작 출구전략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약세를 보인 적이 많다.

달러화 가치가 오른다고 반드시 원화가 평가절하되는 것도 아니다. 원·달러 환율은 국내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올해 한국은 유가 하락등으로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상대적으로 원화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요약하면 미국이 출구전략을 편다고 해서 달러가 오를지 내릴지도 불확실하고달러가 올라도 원·달러 환율이 더 하락(평가절상)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선 달러화 상품에 대한 권유가 늘고 있지만, 정작 외국의 투자은행(IB)들은 비중 축소를 고민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악사와 슈로더, 블랙록, 핌코 등은 미국의 정책금리인상에 대비한 스트레스테스트를 시행하고 있으며 유동성이 부족한 회사채 등을 중심으로 비중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볼커룰(은행들이 자기자본으로 주식·채권을 매매하는 것을 금지)로 운용사들이 내놓은 채권을 과거처럼 은행들이 사줄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서, 특정 시점(금리 인상 또는 금융 시장 변동성 확대시점)에 모든 투자자가 상품을 내던질 때를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론적으로 IB들이 그들만의 출구전략을 고민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이를 받아주는 역선택을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작성자: 강현철 NH투자증권[005940] 투자전략부장. clemens.kang@nhwm.com) ※위의 글은 해당 증권사와 애널리스트(연구원)의 의견이며, 연합뉴스의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

(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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