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발 뗀 자본시장 개혁…모험투자 활성화 '시동'

입력 2015-04-23 14:38  

업계 "일단 환영…유동성 강화로 시장 활성화·공정경쟁 기대"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3일 올해 추진할자본시장 개혁의 큰 그림을 공개했다.

임 위원장은 거래소 구조개혁을 통한 자본시장과 모험자본 투자 활성화, 축적된금융자산의 효율적 운용 촉진, 자본시장 거래 효율화, 투자자 신뢰보호, 금융투자업경쟁력 강화 등 5대 분야에 걸친 15개 세부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방침도 분명히 밝혔다.

첫 작품으로 '거래소 구조개혁'에 해당하는 코넥스·파생상품시장 활성화 대책,'모험자본 투자 활성화'에 포함된 장외시장 K-OTCBB 설립안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계획을 내놓았다.

이 방안은 개인투자자의 코넥스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춰 모험자본 시장의 투자와회수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냈지만, 이제 첫발을 내디딘 만큼 시간을두고 성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 유동성 확보해 올바른 경쟁 시장 '정착' 이번 대책으로 그동안 개인투자자에게는 '남의 떡'으로만 여겨졌던 코넥스 시장의 문턱이 대폭 낮아진다.

금융위는 코넥스시장 예탁금 규제를 3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췄다. 연간 3천만원한도에서 예탁금 제한 없이 투자할 수 있는 소액투자전용계좌도 도입했다.

금융위는 이번 조치로 개인투자자의 시장 참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형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코넥스 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이 10억원밖에 되지 않아, 가격 교란 행위를 쉽게 생각할 수도 있다"며 "시장에서 제대로 된 경쟁에 기반을 둔 거래가 이뤄지려면 유동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파생상품 시장에서 소액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는 여지도 확대됐다.

코스피200·옵션 대비 거래단위를 5분의 1로 축소한 코스피200 미니 선물·옵션이 도입됐다.

그동안 코스피200선물의 1거래 단위는 1억원을 넘어 개인투자자가 참여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시장 내 활동폭이 넓어진 것은 개인뿐만이 아니다. 코스닥 개별주식 선물, 배당지수 선물 등 현물 시장 지원을 위한 '신상품'이 늘면서 금융업계에서 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금융상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벤처·중소 기업에도 '기회'…모험자본 '마중물' 이번 대책은 벤처·중소기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기업이 창업하고상장을 하기까지 통상 15년 안팎이 걸린다. 이 과정에 투자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사라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상장사 2천여곳을 제외하면 자본시장 이용 기회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

금융위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는 27일 지난해 8월부터 금융투자협회가운영 중인 장외시장 K-OTC에 이어 K-OTCBB를 설립하기로 했다. BB는 'Bulletin Board(게시판)'의 약자로 비상장주식의 호가·체결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일종의 장외시장 '포털' 개념이다.

김정수 금융투자협회 K-OTC 부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그동안 상장되지 않은 주식을 유통하고 싶어도 상대를 찾기가 어렵고, 합리적인 가격 수준도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K-OTC BB를 설립하면서 공식적으로 조직화한 유통 시스템이 완비됐다"며"앞으로는 어떻게 효율적으로 작동시킬 것인가가 문제"라고 말했다.

제대로 정착만 된다면 벤처기업이나 비상장 중소기업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시스템이 갖춰지면서 모험자본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업계의 기대감이 크다.

금융위 금융개혁회의에 참여한 황세운 금융투자업분과 연구간사는 "K-OTCBB 개설과 코넥스시장 개편은 중소 벤처지원기업의 자금 조달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중소형 증권사가 K-OTCBB의 중개 역할을 맡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관측도 나온다.

K-OTCBB에서는 호가와 체결 내용만 게시할 뿐 실제 매매 체결이 이뤄지는 장이아니므로 증권사의 중개 역할이 중요하다.

K-OTCBB 거래대상은 그래텍과 대보정보통신 등 정보기술(IT) 업종 12개사, 노바렉스·덴티움 등 바이오 업종 15개사, 다함이텍·에스아이플렉스 등 전자업종 14개사 등 총 75개사다.

김정수 부장은 "K-OTCBB 특화 증권사가 나와 비상장기업 주식에 기반을 둔 새로운 상품이 생겨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시장 활성화 판 만들어" vs "기대 못 미쳐…이제 시작"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시도를 반기면서도, 이제 시작이니만큼 진행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황세운 연구간사는 "시장에서 요구됐던 사항을 금융위가 많이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 자율성을 인정하고 규제 강도를 합리적으로 낮췄다"고 평가했다.

그는 "코넥스시장 예탁금을 1억원 수준으로 낮추는 것도 금융당국 입장에서는부담될 수 있는데, 시장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라며 "중소 벤처기업 지원 의지를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초저금리시대를 맞아 다양한 금융투자 상품이 나와야 하는 시점"이라며 "제도적인 판이 만들어진 만큼, 금융투자회사 입장에서는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애초 기대했던 것에 비해 아쉽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김군호 코넥스협회 회장은 "코넥스시장 예탁금을 1억원 이하로 낮춰주기를 기대했기 때문에 아주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이제 첫 단추가 끼워진 것 같다"며"앞으로 상황을 보면서 같이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한 대형 증권사의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에는 이번에 발표된 자본시장활성화 방안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겠지만, 대형 증권사에는 큰 영향이 없을것 같다"고 진단했다.

다만, "자본시장의 유동성이 강화되면, 업계 전체적으로는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penpia21@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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