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선박 수중폭발 실험 성공…배 산산조각 나

입력 2013-05-16 11:25  

<<사진 있음>>

국내 연구진이 모형 선박을 이용한 폭약의 수중폭발 실험에 성공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은 해양시스템공학전공 신영식 교수 연구팀이 지난 9일충남 당진의 한 채석장에서 폭약의 수중폭발로 인한 충격이 선박에 미치는 영향에대한 실험을 실시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이뤄진 이번 실험에서는 국내 최초로 실제 배를 폭발시키는 모의실험이 실시됐다. 지난해 처음 시작된 연구에서는 시뮬레이션으로 얻은 데이터를 통해 수중충격 결과를 예측하는 데 그쳤다.

연구팀은 작은 힘으로도 공진에 의해 선박을 침몰시킬 수 있는 휘핑(whipping)현상을 재현하는 실험과 물속에서 순식간에 발생하는 가스 버블로 압력이 생기면서순식간에 물 위로 물기둥이 솟구치는 버블제트(Bubble Jet) 현상에 의해 배가 파손되는 실험을 수행했다.

우선 세로 8.4m, 가로 0.68m, 무게 350㎏의 알루미늄 재질의 모형 선박에 가속도, 속도, 압력 측정 센서를 부착한 뒤 물에 띄운 상태에서 폭약의 양과 폭약과배의 거리를 바꿔가며 수중에서 폭약을 폭발시켰다.

연구팀이 각 센서의 응답 데이터를 기록해 휘핑 실험을 진행한 결과, 선박 바로아래 3m 깊이 물속에 있는 0.2㎏의 약한 폭약에도 모형 선박이 위태로울 정도로 크게 요동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배의 고유진동수와 가스 버블의 주기가 비슷해면서 공진현상(특정 진동수를 가진 물체가 같은 진동수의 힘이 외부에서 가해질 때 진폭이 커지면서 에너지가증가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전했다.

실제 1940년 미국 타코마 다리는 초속 53m의 강풍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됐지만, 바람이 다리에 부딪히면서 생긴 와류의 진동과 다리의 고유 진동이 일치하면서초속 19m의 약한 바람에도 무너져 내렸다.

버블제트에 의한 배의 손상 실험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배의 파손을 극대화하기 위한 수치를 계산했다. 연구팀이 물속 1.5m 아래에서 1㎏의 폭약을 폭발시키자, 순식간에 30m 높이의 물기둥이 솟구치면서 선박을 타격해 산산조각냈다.

신 교수에 따르면 천안함 폭침 사건도 공진과 버블제트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천안함 함정이 가진 1Hz(헤르츠)의 고유진동수와 물속 아래 5~6m 깊이의 어뢰탄두에 실린 450㎏ 무게의 폭약이 일으킨 진동이 일치하면서 가공할만한 파괴력을갖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신 교수는 설명했다.

신 교수는 "천안함 폭침 사건과 관련해 지진파나 암초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들이 제기됐지만, 30년 넘게 관련 분야에서 연구한 결과 그 같은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1㎏의 폭약에도 가스 버블에 의해 엄청난 압력의 팽창과 수축이 반복되면서배가 두 동강 나는 이번 실험으로 증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함정의 내충격성을 강화하고 선원들의 생존율을 높이려고 선박과 잠수함을 설계할 때 수중폭발 실험을 반드시 수행한다"면서 "보안상의 이유로 다른 나라에서 실험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독자적인 실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해군과 협의해 폐 해군함정 등을 이용한 실제 폭발 실험도 진행할 예정이다.

수중충격분야 세계적 석학인 신 교수는 미 해군대학원에서 30여년 동안 교수로재직하면서 수중폭발, 탑재 전자 장비의 충격 내구성 검증, 충격 및 진동문제 해결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2005년 이 대학 최고의 영예직인 특훈교수로 임명되기도 했다.

jyou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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