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절단되고 화상 입어도…" 산재 안되는 학생연수생들

입력 2016-08-01 06:01  

정부출연 연구기관 인명피해 3건 중 1건은 학연생 사고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25개 정부출연 연구기관(이하 출연연)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한 실험실 안전사고 3건중 1건은 학연생(학생연수생) 사고다.

1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문미옥 의원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로부터 받은 '출연연 연구실 인력 및 안전사고 관련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25개 출연연에서 발생한 인명피해 사고가 32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학연생이 다친 사고는 11건에 달했으며 비정규직 연구원이 13건, 나머지 8건은 정규직이었다.

학연생은 6월 말 현재 3천885명으로 출연연 전체 인력(1만9천625명)의 19.8% 정도이지만, 인명사고 발생 비율은 34%로 높았다.

특히 올해 상반기 일어난 4건의 인명사고 중 3건이 학연생이 피해를 본 사고였다.

지난 3월 9일 안전성평가연구소 실험실에서 학연생으로 일하던 A(26)씨가 실험중 시약병이 옆으로 쓰러지면서 시약이 누출돼 다리에 2도 화상을 입었다.

같은 달 22일에는 한국화학연구원의 한 실험실에서 B(27)씨가 화합물을 섞는 실험을 하다 플라스크가 폭발하면서 왼쪽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손가락이 절단되고, 손바닥이 찢어지는 중상을 입었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손가락 접합 수술에 실패해 영구 장애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12일에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멸균 실험을 하던 C(28)씨가 시약병을 옮기던 중 갑자기 병이 파열되면서 배와 허벅지 등에 화상을 입었다.

이처럼 출연연에서 학연생 사고 비율이 유독 높은 것은 학생 신분이지만 정규직과 마찬가지로 전문성이 요구되는 유독물질을 다루는 연구를 하기 때문이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신명호 정책위원장은 "학연생들은 연구책임자의 지시를받아 실험 결과를 정리하고, 이를 발표하는 등 정규직 연구원과 같은 연구를 한다"면서 "학생이라고 해서 정규직이나 계약직과 다른 업무를 하지 않으며, 그럴 수도없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출연연에서 학연생들이 염산·불산·과염소산·납 등 유독성 물질과메탄올·아세톤 등 폭발성 물질, 방사선동위원소 등 방사성물질을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화성물질과 유해물질은 정규직만 다루도록 규정하는 곳은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한국식품연구원이 유일했다.

학연생들은 이처럼 위험한 연구 현장에 노출돼 있지만, 산업재해 보상을 받을길이 없다.

연구원이 아닌 학생 신분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비정규직에도 포함되지 않아 4대 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기본적인 노동삼권도 보장받지 못한다.

문미옥 의원은 "학연생은 정규직 연구원과 동일한 연구를 수행하면서도 학위를취득할 때까지 수년간 안전사고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면서 "학생연구원에대한 근로계약 의무 체결을 통한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jyou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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