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연구실장
<질문1>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의 중심에는 동유럽 지역의 유동성 위기, 제2의 금융위기가 자리잡고 있는데요, 동유럽 경제 침체는 어느 정도로 심각한가요?
<답변1> 동유럽 상황이 상당히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 지역 통화가치가 50%~60%까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고, 경상수지 적자가 상당히 큽니다. 그러다보니까 과거 우리가 경험했던 외환위기 상황과 아주 흡사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해 실물경제 지표 성장을 예상해 보면, 이 지역들이 적게는 0%에서 많게는 -9%까지 예상되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실물지표들이 상당히 나쁘고, 특히 외환지표들에 있어서 외환위기 가능성이 상당히 많이 나타나있고,
그래서 실제 일부 국가, 예를 들어서 우크라이나나 라트비아 같은 경우에는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상당히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디폴트까지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질문2> 이렇게 동유럽 금융위기가 부각되면서 주변 유럽 국가와 IMF(국제통화기금)에서 대응책이 하나둘 나오고 있는데요, IMF마저 최근 자금이 고갈되고 있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 IMF가 동유럽권에 실질적인 도움을 얼마나 줄 수 있을까요?
<답변2> 지금 이 상황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크게 3군데가 될 수 있겠죠. IMF, 미국, 유럽쪽에서 도움을 줄 수 있겠는데, 지금 미국은 제 코가 석 자이기 때문에 도움을 줄 수가 없고, IMF도 자본금을 긴급하게 확충하기 전까지는 쉽지가 않을 겁니다.
결국은 유럽, 특히 서유럽 지역에서 도움주는 것이 가장 가능성 있는 상황인데, 지금까지는 동유럽쪽에 자금이 가장 많이 들어간 나라들이 오스트리아나 스웨덴이 되겠습니다. 이런 나라에서는 아주 다급하기 때문에 지원을 요청을 하고 있지만, 그동안에 독일이나 프랑스, 영국 같은 곳에서는 다소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왔습니다.
그렇지만 상황이 아주 심각하게 가다보니까 이런 지역에서도 공조를 해야되는 것이 아니냐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서유럽 국가들이 구제금융을 비롯해서 지원을 많이 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궁극적으로 연쇄적인 디폴트까지는 가진 않겠지만, 그 이전까지는 상당히 많은 진통과 금융불안 현상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봐야될 것 같습니다.
<질문3> 아무래도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글로벌 경제의 불안이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는데요, 국내 경제 특히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습니까?
<답변3> 국내 기업쪽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은 크게 외화유동성과 환율이 되겠습니다.
외화유동성은 지금도 상당히 타이트한데 동유럽쪽에서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미국도 금융시장이 불안하게 될 경우에는 외화유동성 경색이 더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동유럽같은 경우에는 현재 유럽쪽 자금이 한국에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그런데 동유럽 경제가 어려울 경우에 서유럽의 금융기관들이 같이 신용경색을 겪을 수 있고,
그러다보면 다른 지역에서 자금을 회수하려는 압력은 당연히 커질 수밖에 없고, 지금도 그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있고, 그럴 경우에 우리쪽에서도 유동성 문제가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환율이 올라가고 있고요, 이렇게 환율이 계속 올라갈 경우에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명암이 엇갈리겠죠.
좋은 기업도 있겠지만, 많은 기업들은 환율이 올라감으로써 상당히 손실을 볼 수 있겠고, 더 큰 문제는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커질수록 어떤 기업도 자유로울 수가 없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한가지는 수출 기업들이 무역금융을 하면서 자금이 항상 필요한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 자금이 경색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수출입 활동을 하는 데 있어
제약을 가할 수 있는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질문4> 마지막으로 방송을 보고 있는 투자자분들에게 지금 같이 불확실성 속에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서 올해 경제를 어떻게 읽어가야 할지 조언을 좀 해 주시죠.
<답변4> 지금 경제를 읽는 가장 큰 포인트는 뭐니뭐니해도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양상이 되겠습니다.
해외뉴스들도 많이 전해지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최근에 대형 금융기관들의 국유화 문제나
자동차 회사들의 파산 문제나 유럽 지역의 금융문제 등 이런 문제들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이냐를 관심있게 지켜보셔야 되고,
그런 문제들이 가닥을 잡아서 해결되는 쪽으로 가는건지 아니면 계속 문제가 생겨서 지연이 되는건지 이것들을 보는 것이 현재 경제흐름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하고도 근본적인 것이
라고 할 수 있고요,
또 중요한 것은 각국의 경기부양책이 되겠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경기부양책들이 큰 문제없이 잘되고 있는지,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추경예산이 잘 편성이 돼서 신속하게 집행이 되는지 이런 것들을 보는게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민간부문이 너무 위축돼서 유효수요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도 정부의 역할이 많이 중요해졌습니다.
그래서 나라마다 정부가 제대로 기능을 해서 경기를 잘 살리냐 못 살리냐에 따라서 그 나라 경제 모습이 많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주의깊게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