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관계자는 “우선은 KT와 KTF의 합병 시너지 효과를 지켜본다”는 입장이지만 유무선 통합이 대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합병은 시기의 문제입니다.
LG텔레콤과 LG데이콤, LG파워콤으로 통신 계열사가 3개인 LG 진영이 먼저 합병 작업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LG파워콤은 LG데이콤의 자회사로 있는데다 두 회사가 모두 유선통신 사업을 하고 있어 합병이 먼저 이뤄질 전망입니다. LG데이콤은 인터넷 전화와 IPTV, 그리고 기업용 인터넷을 맡고 있고 LG파워콤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업이 초고속인터넷 망을 기본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두 회사의 합병이 가장 먼저 논의될 전망입니다.
LG데이콤은 LG파워콤의 지분 40.9%를 가지고 있고 한국전력이 38.8%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LG데이콤이 LG파워콤을 흡수합병하면서 한전에 데이콤 지분을 넘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LG그룹 내부에서는 아무래도 유선통신사업자와의 합병이 먼저 이뤄진 뒤 이동통신인 LG텔레콤과 LG데이콤의 합병이 이뤄지지 않겠냐는 전망입니다. 두 회사 모두 지주회사인 LG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LG텔레콤 37.4%, LG데이콤 30.0%)
SK 진영은 LG 진영에 비해서는 걸림돌이 좀 더 많습니다. 먼저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인수한 것은 지난해 3월30일. 법에 의해 인수 후 2년 안에 합병을 하게 되면 SK텔레콤은 약 2천억원의 청산세를 물어야 하기 때문에 합병은 내년 3월 이후에나 가능합니다. 하지만 SK텔레콤도 KT의 합병 시너지 효과를 지켜본 뒤 합병이 큰 무리가 없다면 빠른 시간 안에 합병 작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큽니다.
SK텔레콤의 18일 현재 시가총액은 15조1천억원, SK브로드밴드는 1조2천여억원으로 SK텔레콤의 시가총액이 13배에 육박하기 때문에 합병에는 큰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관건은 SK텔레콤 주주들의 반응입니다. 지난해 1조7천52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만큼 효율적이고 수익률이 높은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와 한 몸이 되면 수익률이 떨어지기 십상입니다. 더욱이 합병 KT와의 본격적인 경쟁을 위해서는 부족한 유선 통신에 대한 투자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합병 SK텔레콤이 안아야 할 투자 부담도 만만치 않아 주주들의 반대가 예상됩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유무선 통합이 결국 대세라면 합병을 늦출수록 그만큼 뒤떨어질 수 있다”면서 SK텔레콤도 마냥 주저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만원 사장의 결단과 추진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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