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글로벌 IT 전쟁...한국만 뒷짐

입력 2009-03-2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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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글로벌 IT기업들이 경기침체를 틈타 치열한 물밑 영역다툼에 나서고 있습니다.

미국은 ''빅딜''로 업계판도가 뒤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고, 일본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기업들은 소극적인 대응으로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최진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미국의 유력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7일 IBM이 서버업체인 썬마이크로시스템 인수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IBM은 그동안 하드웨어 분야의 비중을 줄여왔지만 썬 인수를 통해 다시 한 번 하드웨어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입니다.

IBM의 M&A 가능성이 높아지자 휴렛팩커드,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델컴퓨터, 시스코 시스템 같은 초대형 IT기업들도 결과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인 오라클도 그동안의 ''스몰딜(Small Deal) 전략''에서 벗어나 ''빅딜(Big Deal)''로 방향을 선회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선두주자인 레드햇(Red Hat)의 인수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 IT 대형기업들은 작년말 현재 100억~300억달러의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M&A에 여유가 있는 상태입니다.

특히 이번 M&A열풍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업체간의 통합이라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잇따른 전략적 실패와 엔화 강세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중인 일본 IT업계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소니와 파나소닉, NEC 등 일본을 대표하는 IT기업들은 대규모 적자를 계기로 수천명에서 수만명의 인력을 줄이고 생산시설을 폐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삼성과 LG전자, 하이닉스 같은 국내 대형IT기업들도 CEO교체와 조직구조 개편, 적극적인 자구안을 내놓은바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투자와 고용을 늘려달라고 요청하면서 인력감축이나 생산라인 폐쇄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삼성은 미국의 샌디스크, LG는 GE 가전사업부 인수여부를 저울질 했지만 현재는 중단되었거나 포기한 상태입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IT업계의 ''대경쟁(mega-competition)''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기술개발이나 디자인, 브랜드 강화처럼 내부적인 역량 업그레이드만으로는 경기회복 이후를 대비하는 글로벌 IT경쟁에서 ''우물안 개구리''가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WOWTV NEWS 최진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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