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준 기자의 바이오&팜] 일동제약, 경영권 분쟁 ''주총'' 윤곽

입력 2009-05-0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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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약업계 인수합병(M&A)과 관련해 최근 경영권 분쟁이 일고 있는 업체와 과거 사례를 통해 자세히 이야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양재준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최근 2세들의 경영권 분쟁 조짐이 일고 있는 기업, 어떤 업체인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기자> 일동제약이 최근 경영권 분쟁 등 내홍에 휩싸였습니다.

현 비상근 감사의 자제가 주식을 매입한 후 경영 참여를 선언하면서 2세들간의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안준찬 일동제약 비상근 감사 자녀인 안희태씨는 특수관계인과 더불어 글랜우드투자자문, 하나대투증권과 함께 경영참여를 선언했습니다.

안희태씨와 공동의결권 행사를 밝혔던 하나대투증권은 공시 다음날 주가가 크게 오르자 보유주식 6만9천여주를 전량 매도하고 공동의결권 행사에서 빠졌습니다.

이번 처분으로 인해 안희태씨 관련 특수관계인과 공동의결권 지분은 64만2천주(12.8%)에서 57만3천주(11.4%)로 줄었습니다.

하나대투증권은 공시 직후 주식을 전량 팔아치워 시세 차익을 위한 공시였는지 경영권 참여를 위한 공시였는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앵커> 회사측은 과거부터 복잡한 지분 구조로 인수합병(M&A)에 많이 휩싸여 왔는데, 이에 대해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기자> 일동제약의 지배구조는 매우 취약할 정도로 사실상 어찌보면 공동 경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배적 오너인 윤원형 회장의 지분은 27만 2천주(5.43%), 그리고 경영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최고경영자(CEO)인 이금기 회장도 (26만6천주 5.31%)로 비슷합니다.

물론 여기에 두 회장 자녀들의 지분과 자회사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할 경우 21.5%에 이릅니다.

안희태씨의 지분이 11.4%인 점을 감안하면, 적대적 M&A는 사실상 어렵다는 게 제약업계의 판단입니다.

하지만, 오너인 윤원형 회장과 CEO인 이금기 회장 어느 한 쪽이 안희태씨와 손을 잡거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경우 역학 구도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난해 5월 윤원형 회장의 아들 윤웅섭 상무가 기획조정실장으로 경영 일선에 등장하면서 이금기 회장에 대한 오너의 견제가 시작됐다는 말들이 많았습니다.

언젠가는 윤원형 회장 일가와 이금기 회장간의 경영권 문제를 놓고 분쟁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지속돼 왔습니다.

하지만, 전직 임원의 자제인 안희태씨가 이금기 회장쪽이나 아니면 윤원형 회장쪽과의 손을 잡느냐에 따라 경영 구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앵커> 3월 결산법인여서 주주총회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회사측의 대응과 향후 전망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기자> 일동제약은 3월 결산법인여서 6월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게 됩니다.

주총 시간이 어느 정도 남아 있다는 점에서 경영 참여를 선언한 안희태씨 측에서 과연 사외이사나 사내이사를 선임안을 제출할 지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미 안희태씨 부친이 비상근 감사로 일동제약에 등재돼 있어 감사 선임 등의 안건 등은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문제는 계속적으로 내재된 경영권 분쟁이 1세대인 윤원형 회장과 이금기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경우 2세들의 경영 참여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즉, 윤원형 회장측과 이금기 회장측의 2세들의 참여속에 안희태씨가 참여하면서 회사 경영권은 3자 구도가 되는 현실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동제약의 자회사인 일동후디스의 지배구조는 일동제약 39만주(33%), 이금기 회장 18만주(16%) 정도로 일동제약과 일동후디스를 분리할 수 있습니다.

즉, 어느 한쪽이 일동제약을 경영하는 한편, 지분을 다른 한쪽에 넘겨 경영 2세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을 시작할 개연성도 높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아예 대형 제약사로 지분을 매각해 M&A의 시발점을 만들 수 도 있다는 점입니다.

일동제약은 취약한 지분 구조와 두 회장의 역학 관계로 인해 2007년에도 SK케미칼의 인수설에 몸살을 앓은 바 있습니다.

<앵커> 제약사들 과거 M&A 사례들이 많았고, 인수설도 많이 나왔었는데, 실제 성공한 사례가 있는지 짚어 주시겠습니까?

<기자> 이번 사건과 유사한 사례는 동아제약의 경영권 분쟁과 비슷합니다.

2007년 강신호 회장의 차남인 강문석 수석무역 부회장은 동아제약의 경영 참여를 선언하면서 지분 경쟁을 일으켰습니다.

우호적인 관계였던 유충식 전 동아제약 부회장이 강문석 대표와 공동의결권을 행사했고, 7% 가량 지분을 보유했던 한미약품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제약업계에서는 1세대에서는 분쟁이 없지만, 2세대에서는 경영권 파트너쉽보다는 현실적인 지배구조 문제가 있어서 분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일동제약의 경우 경영 일선에서는 실제 오너인 윤원형 회장보다 이금기 회장이 더 강하게 부각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번 안희태씨측의 경영 참여의 이슈는 오는 6월 정기 주주총회 전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제약업계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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