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할머니, 벌떡 일어난 사연은…

입력 2009-08-0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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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자 (74세, 여) 씨는 요즘 다시 태어난 듯한 삶을 살고 있다. 3개월 전만 해도 다리가 아파서 외출은커녕 거의 집에서 기어 다니다시피 생활했다. 하지만 지금은 언제 아팠냐는 듯, 혼자 걸어서 장도 보고, 외출도 할 수 있다.

최 씨가 이렇게 앉은뱅이 생활에서 벗어나 벌떡 일어날 수 있게 된 것은, 한 병원과 한화의 후원으로 올 3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관절염 환자 무료수술 대상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3월 말 양 쪽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지 이제 3개월, 74세 고령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지팡이 없이 건강한 두 다리로 원하는 곳 어디라도 갈 수 있다.



30년 간 앓은 관절염, 앉은뱅이 생활이라도 형편상 수술 엄두 못 내…

3개월 전 최영자 씨는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다. 오랜 세월 동안 진행된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해 다리가 O자로 완전히 휜 데다, 다리 힘이 없어서 몸을 지탱할 수가 없었다.

최 씨가 이렇게 관절염을 앓게 된 시점을 더듬어보면, 30년 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젊은 시절 회사에서 일을 할 때부터 무릎이 아프기 시작했다. 39세에 남편과 사별하고, 빠듯한 살림에 3남매를 키워야 했기 때문에 무릎이 아파도 일을 그만둘 수 없었다. 무릎은 처음에는 왼쪽만 아팠다. 하지만 왼쪽이 아파 오른쪽 다리로 계속 지탱하고 서다 보니 나중에는 오른쪽까지 아프게 됐다.

회사 정년 퇴직 후에는 형편상 쉴 수가 없어 식당 일을 시작했다. 지난 10년 간 매일 8시간 이상씩 서서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나르고 조리하는 동안,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은 더 커졌다. 이 때부터 양쪽 다리 통증이 더 심해졌고, 다리도 서서히 O자 형으로 휘기 시작했다. 병원에 가서 수술 받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지만, 형편이 어려워 진통제 등 약만 먹고 통증을 견디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남동생이 한화와 힘찬병원의 무료관절염수술 사업 소식을 듣게 되었고, 최 씨를 신청하여 수술 수혜자로 선정되면서 꿈에 그리던 관절염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수술을 집도한 힘찬병원 김덕수 과장은, “오랜 기간 앓아온 관절염으로 인해 연골이 심하게 손상된 상태였고, 수술을 하지 않으면 다리가 주저앉을 만큼 심각한 상황이었다”며, “연세가 많아 혹시 생길 지 모르는 합병증에 대비하고 한 치의 오차 없이 수술 하기 위해 내비게이션을 활용하였고, 감염예방과 빠른 회복을 위해 최소절개술로 시술했다”고 설명했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이란 인공관절 수술 시, 적외선 카메라로 시술 부위 위치좌표를 추적하면서 오차범위를 자동 분석해 절개부위를 정확히 짚어내는 방법이다. 컴퓨터로 뼈의 두께, 위치, 인공관절 각도 및 간격, 인대와의 밸런스를 미리 예측하고 정확한 삽입 각도로 수술하기 때문에 근육 손상이나 관절마모율도 최소화 할 수 있다.

여기에 기존 시술부위의 절반 정도만 절개하는 최소절개술까지 더하면, 주변 근육손상이 적고 수술 중 출혈 및 감염위험도 적어 고령환자도 안전하게 시술 받을 수 있다. 주변부 손상이 적은 만큼 짧은 시간 안에 관절이 제 기능을 할 수 있어 회복이 빨라진다.



수술 후 3개월 경과, 고령의 나이에도 수술결과 좋아

12월까지 관절염 환자 무료수술 지원 계속돼…

수술 후 3개월이 지난 지금 최씨는 “퇴원 후 재활훈련을 할 때 다른 환자들보다 회복이 빠르고 걸음도 잘 걸어 사람들이 많이 부러워했다”며, “지금은 수술 전에 비해 통증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고 외출에 지장 없을 정도로 잘 걸어 다닐 수 있어 수술 결과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힘찬병원 김덕수 과장은 “보통 70세 이상 고령환자는 당뇨병?고혈압 등 내과질환을 함께 갖고 있는 경우가 많고, 수술 시간을 견딜 만큼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거나 수술 후 합병증 위험도 있어 수술자체를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수술기술이 많이 발달해서 정확도와 성공률이 높아졌고 수술 후유증도 크게 줄었으므로, 고령의 나이라고 해서 무조건 치료를 기피하지 말고 내과적 질환에 대한 치료를 병행하며 치료 상담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최씨가 받은 관절염 환자 무료수술 사업은, 올 3월부터 시작되어 12월까지 계속된다. 나이에 관계없이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이들 신청자들 중 선별하여 관절염 무료검진 및 무료수술 혜택을 준다.

수술 대상자는 한화에서 직접 선정한 후, 힘찬병원에 의뢰, 수술을 할 수 있도록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신청을 원하는 사람은 1588-7320 (봉사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수술 병원인 힘찬병원은 지난 해 보건복지가족부 제2차 전문병원 시범사업 의료기관으로 지정된 병원으로, 한 해 1만여 건 이상의 관절수술을 시행하고 있으며, 국내 관절수술건수 1위 의료기관으로 발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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