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초대석]이재균 해외건설협회장

입력 2009-11-0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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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동산 초대석 시간입니다.
우리업체들의 해외 건설 수주액이 300억달러를 돌파했다는 반가운 소식 어제 전해드렸죠. 향후 전망도 밝아서 이러한 흐름이 한국 경제 회복을 위한 효자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 부동산 초대석 시간에는 해외건설 동향과 앞으로의 과제 진단해보는 시간 준비했습니다.
이재균 해외건설협회장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1>해외건설협회장으로 취임하신지 10개월이 되셨는데요, 그동안의 감회와 해외건설협회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지난 1976년 해외건설촉진법에 의해 설립된 해외건설협회는 국내 유일의 해외건설 전문기관으로서 건설부문의 KOTRA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해외건설 공사정보와 시장동향과 같은 사업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해외현장에 필요한 전문인력 교육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금융기관과 연계하여 해외건설 보증발급과 금융제공을 지원하는 한편, 중소건설업체들의 해외진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06년 4월부터 「중소기업수주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해외건설 시장다변화를 위해 신시장개척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시장조사단을 파견하는 등 민간 건설외교 강화를 위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질문2>얼마전 해외수주 300억 달러를 돌파했죠. 목표치 400억달러를 올해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는 긍정적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는데요. 올해 수주현황과 전망, 어떻습니까?

최근 몇 년간 우리 업체들의 해외건설 수주는 지속적으로 증가해왔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오랜 기간 저조했던 수주금액이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하여, 2008년에는 총 476억불을 수주함으로써 누계액 기준 3천억불을 돌파하는 동시에, 국내 수출 주력상품인 조선(410억불)이나, 자동차(347억불), 반도체(328억불)의 수출금액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실적은 특히, 최근 몇 년간 국내 건설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이루어낸 것이라 그 의미가 더욱 크다 할 수 있습니다.

2009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경제위기 상황이 지속되면서 대부분 국가에서 신규 투자가 감소했고, 이 때문에 상반기 내내 해외건설경기 침체와 우리 업체들의 수주급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만,

다행히 하반기 들어 경기가 회복되고, 유가가 반등함에 따라 주력시장인 중동지역의 발주가 재개되었고, 전체 수주에서 투자개발형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우려했던 수주급감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11월 현재 294억불을 수주하고 있는데, 연말까지 계약 예정 물량을 고려하면 연초 전망했던 400억불 수준은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질문3>우리 건설업체들 수주가 중동시장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여전히 시장다변화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죠?

해외건설 시장다변화는 장기적으로 수주물량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한 핵심 과제입니다. 과거 중동 건설붐 이후 우리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찾지 못한 이유도 중동지역을 대체할 신시장 발굴에 소홀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현재도 중동지역이 여전히 우리기업의 주력시장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다행히 2007년부터는 아시아에서의 수주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는 중동, 아시아 양 시장을 중심으로 수주가 고르게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지역도 나이지리아와 함께 알제리, 앙골라 등에 진출이 확대되고 있어 이제 우리 기업에게 또 하나의 주요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아제르바이잔 등 CIS 지역이 이머징 마켓으로 급부상하고 있고 중남미에도 발전부문을 중심으로 진출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해외건설 시장다변화를 위해서는 개별기업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도 개별기업이 수행하기 어려운 부분을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2003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시장개척지원사업의 규모를 더욱 확대해야 합니다. 2009년 현재 업체의 지원사업 수요는 100억원이 훨씬 넘지만 이에 대한 정부 예산은 23억원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우리 협회는 미개척신시장 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이들 국가들을 대상으로 전문가를 파견하는 등 현지 네트워크를 강화할 예정이며, 정부와 함께 개별기업이 접근하기 어려운 시장에 대한 건설외교 활동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질문4>또 다른 이야기로 최근 해외건설 수주가 증가한 것에 비해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말씀하신대로 최근 해외건설은 아국 인력진출 효과가 적고, 국산기자재 사용비율이 낮아 수주금액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지 않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틀린 얘기가 아니라 할 수 있습니다. 중동 건설시장이 호황이던 1980년대 초 17만명에 이르던 아국 인력진출이 최근에는 1만명 남짓한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진출인력이 이렇게 감소한 것은 물론 해외건설 인력이 과거 단순 기능직 위주에서 최근에는 고급 관리 및 기술직으로 바뀐 것이 주요 원인입니다.

하지만, 최근 수주 증가로 고급 기술인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해외건설현장의 근무환경이 열악하고 인센티브가 부족하여 해외근무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도 그 이유입니다.

또한, 최근 수주가 증가하고 있는 플랜트 공사에 사용되는 전체 기자재중 국산 기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불과한데, 이는 국내 기자재업체의 경쟁력 부족으로 주요 기자재를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선진국 제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해외공사의 외화가득율을 높이고 부가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해외건설 전문교육을 통해 고급인력을 육성하는 한편, 해외 근무에 대한 적절한 인센티브를 통해 아국 전문인력의 해외진출을 확대해야 합니다.

또한, 국내 기자재 업체의 기술력 제고와 해외 발주처 홍보 강화를 통해 해외 플랜트공사의 국산화율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야 하겠습니다.

<질문5> 최근에는 중소건설사의 해외건설시장 진출도 활발한데, 이들의 진출을 더욱 활성화시킬수 있는 방안이 있을까요?

최근 국내 건설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해외에서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중견 및 중소업체가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2000년대 초 5억불 미만에 그쳤던 수주금액이 2008년에는 71억불로 증가했고, 새로 해외건설업을 신고하는 업체도 매년 6∼7백개사에 이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 해외건설은 대기업 위주로 발전해왔으며 중소 건설업체의 경우 기본적인 정보 및 경험 부재, 자금동원능력 및 기술력, 대외신용도 부족 등 진출 단계별로 여러 가지 애로사항과 리스크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초기단계에서 진출이 좌절되거나 수주활동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으며, 심지어 잘못된 계약으로 인해 회사 전체가 위험에 빠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중소 건설업체들이 경쟁력 있는 해외건설업체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내 대기업과의 동반진출을 통해 해외공사 수행 경험을 축적해야 하며, 퇴직 전문가를 고용하거나 관련 기관이 실시하는 전문인력 양성 교육을 통해 해외건설에 관한 노하우를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협회는 중소기업수주지원센터를 통해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을 위한 상담과 교육을 하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지방 중소건설업체들을 위한 지역 순회 설명회도 실시하는 등 해외건설 수주저변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질문6> 시공능력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원천기술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떤식으로 대처해야 할까요?

우리나라의 건설기술 수준을 살펴보면, 시공기술과 상세설계 능력면에서는 선진업체와 대등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전체 공사의 틀을 짜는 기본설계 등 핵심 기술능력이 아직은 부족하여 미국, 유럽 등 선진업체와의 경쟁에서 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선 해당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선진국 업체를 인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기술 보유업체를 인수함으로써 해당 기술이 적용되는 시장으로의 진입이 단시일 안에 용이해 질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으로 국내 공기업이나 민간 개발회사가 추진하는 해외 석유·가스전 개발사업에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선진국업체와 국내업체가 함께 참여하여 기술을 전수받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국내기업이 디벨로퍼로 참여하는 경우 선진업체의 기술을 전수받기에 유리한 환경 조성이 가능할 것입니다.

한편,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기술개발은 국제화시대에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므로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엔지니어링 능력개발에 중점을 두고 수익성과 부가가치가 높은 기본설계와 원천기술을 갖추도록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 할 것입니다.

<질문7>앞으로 전개될 상황도 궁금합니다.장기적으로 본 해외건설시장 전망과 향후 발전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현재 전 세계 건설시장 규모는 6조 5천억불 정도로, 이중 외국건설업체에 개방되어 있는 시장을 해외건설시장이라고 한다면 그 규모는 전체 시장의 8%인 약 5천억불 정도라고 보고 있습니다.

경제위기가 각국 정부의 신속하고 긴밀한 정책공조와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진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어, 해외건설시장도 2010년에는 본격적인 회복세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의 경기회복세가 각국 정부의 인위적인 부양책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성장동력이 취약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대부분의 해외건설 전문가들은 2009년 상반기에 위축되었던 해외건설 경기가 하반기부터 살아나고 있고, 2010년에도 이러한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앞으로 고유가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중동지역의 플랜트공사 발주 지속, 아제르바이잔 등 신흥 산유국에서의 인프라투자 확대로 도로, 항만, 석유·가스의 개발 및 생산시설 건설 증가, 이라크 정세 안정으로 인한 재건사업 추진 본격화,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투자 및 부동산개발사업 증가 예상 등에 따라 장기적으로 해외건설시장은 전망이 밝다고 생각됩니다.

향후 해외건설산업은 우리 경제의 성장을 주도할 핵심동력으로 부상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따라서 해외시장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으로 시장다변화와 공종다각화를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전문인력 부족, 해외건설 보증발급 애로, 수주시장 편중 등의 당면 과제들은 업계와 정부가 힘을 모아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해외건설 수주물량 확보를 위해서는 핵심기술 및 F/S 능력 배양, 사업관리능력과 금융동원능력 제고, 대내외 환경변화에 따른 새로운 사업모델 개발 등 우리 업체들의 수주역량 강화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경주해야 하겠습니다.

<질문8>끝으로 해외건설업계의 수장으로서 업계와 시청자들께 한 말씀 해주시죠.

해외건설인 여러분, 그리고 국민여러분! 해외건설은 과거 막대한 외화수입을 통해 두 차례의 석유파동으로 유발된 국가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선도적인 역할을 하였고, 최근에도 수주를 꾸준히 확대하면서 경제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국산기자재 사용으로 연관 산업의 발전을 앞당기는 한편, 이에 따른 직?간접적인 고용유발 효과도 우리나라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해외건설로 양성된 국제화된 전문인력들이 각 산업에 확산되어 우리 기업의 세계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였으며, 선진기술을 비롯한 국제적인 경영기법을 도입하여 국내 산업의 선진화와 경쟁력 제고에도 일조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해외건설은 연간 500억불 이상 수주로 세계 5대 해외건설 강국으로 부상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 건설시장이 점차 성숙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해외건설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제 글로벌 시대를 맞이해서 더 이상 안정적인 내수시장이란 말은 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좁은 국내시장에 안주하지 마시고, 국가와 국민경제에 이바지 할 수 있는 해외건설에 도전하십시오. 우리 해외건설협회가 함께 하겠습니다.



<앵커>
한국경제가 긴 불황의 터널을 뚫고 조금씩 빛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업체들의 활발한 해외진출이 경제 발전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모쪼록 정부와 업계, 국민모두가 힘을 모아야 겠습니다.

오늘 부동산 초대석 이재균 해외건설협회장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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