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격시리즈⑩] 도움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입력 2009-12-0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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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전쟁 직후 폐허와 다름 없었던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국제사회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후발주자의 손을 잡아줄 차례인데요. 기획특집 ''코리아브랜드를 높여라'' 열번째 시간에서는 우리나라 대외원조의 갈 길을 짚어봅니다. 최은주 기자입니다.

<기자> 경제개발협력기구 OECD내 선진공여국 모임인 개발원조위원회, DAC은 전 세계 원조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선진국 중의 선진국 모임''입니다.

주요 선진국 22개국이 가입되어 있는데 우리나라는 지난 25일 가입해 내년부터 정식활동을 시작합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국들이 원조를 많이 받았었는데 이 가운데 우리나라는 원조를 받던 나라가 원조를 주는 첫 사례가 됐습니다.

단시간내 원조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한국은 다른 개발도상국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입니다.

[인터뷰] 주형환 기획재정부 대외경제국장
"OECD DAC 가입은 명실상부하게 받는 나라에서 나눠주는 선진공여국 대열에 합류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제사회에서는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기여할 것은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어서 국격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자] 우리 정부는 우리만의 색깔 만들기에 힘쓰고 있습니다. 전 세계 다시 찾아볼 수 없는 눈부신 경제발전 경험을 브랜드화 하는 겁니다. 실제로 많은 개도국들이 우리나라를 경제개발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도미니카공화국과 터키, 베트남의 정책 담당자들이 ''한강의 기적''을 전수받기 위해 한국을 찾았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 KDI는 지난 40여년에 걸친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지식공유사업(KSP)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예산규모 50억원 정도에 불과한 작은 사업이지만 우리만의 독특한 경험에서 나온 경쟁력을 무기 삼아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대외원조를 보완하고 있습니다.

제프리 삭스 미 콜롬비아대 교수는 한국의 개발 경험을 "바람직한 발전모델"로 규정했고 카베루카 아프리카개발은행 총재도 "아프리카에 부족한 것은 돈이 아니라 돈을 효율적으로 쓰는 노하우"라면서 한국의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을 반겼습니다.

베트남 개발은행 설립, 우즈베키스탄 나보이 경제특구 지정 등을 포함해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모두 13개국이 83개 과제에 대해 컨설팅을 받았습니다.

올해 들어서도 리비아와 카자흐스탄이 새로 자문을 구해왔습니다.

[인터뷰] 에르네스토 또레스 페레이라 주한 도미니카공화국 공사
"한국 경제발전 과정은 도미니카 공화국에 시사하는 점이 있습니다. 서비스 산업에 의존하기 보다는 수출에 집중해 경제 성장을 확대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인터뷰] 메테 카크마키 터키 기술개발재단 사무국장
"한국의 성공스토리는 전세계 잘 알려진 신화 중에 하나입니다. 그 경험에서 배울 점이 있다고 봅니다. 물론 터키 상황에 그대로 접목하긴 어렵지만 정부 구조나 정책 설정, 집행에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DAC 가입시기와 맞물려 우리나라는 지난달 아프리카, 중남미 핵심 인사를 초청해 대외원조를 늘리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우리나라안에서도 끼니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데 ''무슨 대외원조냐''는 시선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입니다.

[인터뷰] 주형환 기획재정부 대외경제국장
"우리나라 스스로가 해외원조 받아서 성공한 사례입니다. 국제사회라는 것은 혼자만 살 수 없습니다. 특히 우리는 교역을 통해 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시장을 확보한다든가 좋은 이미지를 지니기 위해서라도 원조를 국제사회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일정부분 기여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보고요.”

[인터뷰]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새로운 세계 경제는 녹색성장, 대체에너지 등 과거와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뀔 가능성 높습니다. 이 과정에서 결국 표준이라는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게 됩니다."

세계를 강타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 국가들은 녹색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규정했습니다.

신산업 표준개발이 필수적인데 이때 제 목소리를 내려면 외교력은 필수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3월 범 아시아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외교에 나선다는 ''신아시아 구상''을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아시아 특히 동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영향력이 크고 경제규모도 크지만 세계적으로 의사결정할 때는 최종적으로 동남아시아도 똑같이 한표를 행사하거든요. 그런 나라에 대해서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로 비춰지는가 하는 점이 결과적으로 외교무대에 중요한 차이를 가져온다는 것이죠."

우리나라 국민총소득 대비 대외원조 비율은 DAC 회원국의 0.3%의 1/3에도 못 미치는 0.09%에 불과합니다.

정부는 선진국 위상에 맞게 이 비율을 2015년까지 0.25%로 올릴 계획입니다.

내년 11월 예정인 세계 주요 20개국 모임, G20정상회의 개최지로 선정되면서 선진 한국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합니다.

또 동아시아 경제통합과 녹색뉴딜 바람, 도하개발아젠다 협상, 기후변화협약 등 대외정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기도 합니다.

대외원조는 세계 무대에서 우리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우방을 확보하는 외교 수단임과 동시에 신 경제질서 주도권을 안겨주는 핵심열쇠란 점에서 우리가 주력해야 할 미래전략입니다.

WOW-TV NEWS 최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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