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문으로 뭉칫돈 몰린다

입력 2010-05-2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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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에 실망한 뭉칫돈이 투자자문으로 몰리고 있다.

펀드가 환매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는 가 운데 투자자문업계에는 최근 들어 하루에 100~300억원씩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면서 증시의 새로운 주도세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삼정투자자문과 가울투자자문의 지난해말 현재 운용자산은 각각 1천714억원과 3천184억원에서 올해 3월말에는 3천585억원과 4천352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브레인투자자문의 경우 지난해말 4천503억원에서 최근 9천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른 투자자문사도 일제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케이원투자자문의 운용자산은 같은 기간 7천284억원에서 7천759억원, 피데스투자자문은 8천481억원에서 8천720억원, 한가람투자자문은 1조1천883억원에서 1조2천195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펀드를 운용하는 대형 운용사는 4월 이후 가속화된 자금 유출에 떨고 있다.

업계 1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는 국내주식형펀드에서 무려 2조215억원이 빠져나갔다. 연초 이후 3조5천923억원이 빠져나갔는데, 대부분이 4월 이후에 나타난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주식형펀드에서 환매된 자금이 자문사 연계형랩(Wrap)에 몰리면서 주식자산의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 연구원은 "자문사 랩의 잔고가 전체 랩 잔고의 3.4%인 9천억원으로 아직 미미하나 최근 급성장 중"이라며 "자문사 랩의 최소가입금액이 기존 5억원 이상에서 5천만원 수준으로 낮아져 많은 투자자가 역량 있는 자문사의 서비스를 받을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자문사 랩이 주식형펀드와는 다르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에는 ▲탄력적인 주식비중조절과 압축적인 운용 방식 ▲위험 대비 기대수익률이 높다는 점 ▲개인계좌 단위 운용으로 투자현황을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 투자자문사란 무엇인가

투자자문사는 돈을 맡아 전문가가 굴려준다는 측면에서는 자산운용사의 펀드와 비슷하지만 차이가 있다.

자문사는 투자자와 일대일 계약을 통해 투자자의 취향에 맞춰 자산 운용 방향을 결정한다.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백화점에서 기성복을 사는 것이라면, 자문사에 돈을 넣는 것은 양복점에서 양복을 맞추는 것과 비슷하다.

자문사에 돈을 투자하는 방법은 계약 형태에 따라 투자자문과 일임계약으로 나뉜다.

투자자문은 투자 종목·수량·가격 및 매매 방법과 시기 등에 관해 조언을 해 주면 투자자 스스로 자산을 운용하는 형태다.

일임계약은 투자자로부터 투자 판단을 일임받은 투자자문사가 투자자 명의로 알아서 자산을 굴려주는 방식이다.

주식형 펀드는 아무리 시장 상황이 안 좋아도 무조건 주식에 60% 이상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자문사는 때에 따라서 주식을 모두 팔고 현금만 들고 갈 수도 있고, 자산의 100%를 주식으로 채울 수도 있다.

투자 종목에도 제한이 없다.

펀드는 보통 50개 안팎의 종목에 투자하지만 자문사는 단 하나의 종목에만 투자할 수도 있다.

투자자문으로의 자금유입은 대부분 증권사 지점창구에서 이뤄진다.

각종 증권사에서 파는 자문형 랩어카운트가 바로 투자자문사의 돈줄이다.


◇투자자문사 약진 ''왜?''

투자자문사가 이렇게 갑자기 주목받는 이유는 결국은 수익률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펀드에 대한 `배신감`이 큰 역할을 했다.

결국은 수익률과 펀드에 대한 실망감이 투자자문으로의 돈의 흐름을 만든 것이다.

투자자문사가 운영하는 상품인 랩어카운트의 수익률을 보면 2009년 1월 15일 설정된 삼성증권의 ''케이원1호''의 설정 이후 수익률은 145.9%.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의 상승률인 97.7%를 웃도는 것이다.

6개월 수익률은 33.24%에 달한다.

한국증권의 ''어드바이스 브레인''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6.59%, 설정 이후 수익률은 44.17%, 우리투자증권의 ''Brain+''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9.64%다.

투자자문사의 또다른 인기비결은 기존 제도권내에서 명성을 쌓은 스타급 펀드매니저가 자금을 직접 관리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브레인투자자문은 미래에셋증권에서 명성을 쌓았던 박건영 대표가 운영중이다.

레이크투자자문은 김택동 前 현대증권 자산운용본부장이 설립한 회사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문사를 통한 투자는 일대일 계약을 통해 돈을 맡기는 것이니만큼 자문사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펀드매니저의 성과, 회사의 재무구조, 운용스타일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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