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주총을 마무리 짓고 2분기 경영에 들어갔다.
이번 주총에서는 상당수 증권사의 CEO들이 재선임됐는데, 금융위기 이후 활기를 되찾는가 싶던 금융시장이 최근 또다시 대내외 악재에 출렁이자 CEO들은 경영전략을 다잡으며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국경제TV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증권사 CEO들의 경영전략과 계획을 들어보기로 했다.
"자산관리-브로커리지-IB, ''삼위일체'' 수익구조 굳힐 것" -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
Q. 최근 증권사들의 SPAC 상장이 줄을 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부 SPAC들이 상장 이후 공모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거나, 최근 증시 조정으로 상장을 미루는 곳도 있었는데요.
향후 시장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A. SPAC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최근 부진한 증시 상황과 맞물리면서 관심이 많이 줄어든게 사실입니다.
이미 상장된 SPAC 공모에 참여했던 투자자들의 불만이 많은 상황에서 무리한 공모 추진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향후 시장에 상장된 선발 주자들이 인수합병(M&A)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면 SPAC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SPAC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우량기업을 적극 발굴해 합병을 성사시킴으로써 일반투자자들에게 만족할 만한 투자수익을 제공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새로운 상품이나 제도가 시장에 정착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제 막 출발선을 떠난 SPAC 제도가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운영을 통해 시장 신뢰를 확보해야 하고, 일반투자자는 장기투자 문화를 정착시켜간다면 성공적인 정착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증권사들이 선물시장에 속속 진출하면서 FX마진거래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선물사들의 파이까지 증권사들이 차지해가고 있는 모습인데요.
자본시장 통합이다,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진다 얘기들 하고, 정책적 지원도 이뤄지고 있지만 증권사들이 선물사들의 시장을 잠식한다는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A. 아직까지는 증권사의 선물영업이 초기단계여서 활성화되고 있지는 않지만 일부 온라인 증권사와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한 증권사의 경우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구축해 가고 있습니다.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금융사간 업무 영역이 허물어져가는 추세이기 때문에 선물사와 경쟁하는 구도는 필연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본시장법 도입 배경 자체가 금융투자회사를 중심으로 겸업화와 대형화를 꾀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저희 역시 기존 선물사 대비 차별화된 HTS 시스템과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영업기반을 조기에 안정화할 수 있게 노력할 계획입니다.
Q.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증권사들이 가장 두드러지게 내세운 전략이 있다면 ''브로커리지 위주 수익구조 탈피''와 ''IB역량 강화''일 것입니다.
하지만 브로커리지는 증권사의 가장 기본적이고 전통적인 수익원이라 할 수 있는데다, IB업무의 경우 선진국보다 제도적인 측면에서 뒤처지는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어느쪽에 비중을 두고 계신지,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는데 있어 개선이 필요한 것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A. 하나대투증권은 2005년 12월 하나금융지주가 출범하면서 하나금융그룹의 비은행 부문의 핵심 계열사로서 그룹내 자산관리.투자은행(IB)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당사와 그룹의 경영방향은 금융 업종간 장벽을 허물고, 각 부문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회사내 사업영역을 크게 리테일을 중심으로 가져가는 것입니다.
이제 국내 증권사도 획일적인 영업에서 탈피해 수익구조를 선진화하고, 대형화에 주력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위탁영업과 자산관리는 물론 투자은행(IB), 자기자본투자(PI), 파생, 해외사업 등의 사업부문별 역량을 키워 글로벌 투자은행을 지향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Q. 지난해 대부분 증권사들의 실적이 전년 금융위기에 따른 기저효과, 증시 부활에 따른 수익 증가로 대폭 개선됐습니다.
아직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들이 많이 남아있고, 일각에선 당분간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을 크게 기대하긴 어렵다고 관측하고 있습니다.
1분기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앞으로는 어떤 전략으로 경영을 해 나가실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A. 하나대투증권은 2009 회계년도 2천5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당기순익 기준 업계 2위의 기록이지만 1인당 생산성과 자기자본수익률(ROE)은 업계 수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실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은 자산관리, 브로커리지, IB의 수익구조가 3:3:4 수준으로 균형을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올해에도 어느 한쪽에 치우지지 않고, 삼위일체의 수익구조를 굳건히 해 업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증권사로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브로커리지 분야는 ''피가로'' 브랜드로 온라인 최저수수료를 제공, 시장을 확대해 현재 3.5% 수준인 증권위탁매매 점유율을 4%대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자산관리분야는 하나대투증권이 40년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 업무 영역으로 ''써프라이스'' 자산관리 서비스를 통해 업계최초로 내놓은 적립식 자동투자 서비스와 펀드리콜제, 사후 관리 시스템인 펀드클리닉 등 고객의 자산관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관리하는 차별화된 금융상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IB부문에서는 현재 강점을 갖고 있는 M&A 재무자문 역량을 올해 더욱 강화하는 한편 올해에는 중국기업의 국내 IPO에도 주력할 계획입니다.
올해는 지난해 확인한 Investment banking business의 성장 동력을 더욱 강화시켜 국내 IB시장을 선도할 생각입니다.
올해 약 1조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IB 수수료시장에서 시장점유율 8% 수준으로 1위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경쟁력을 확보한 M&A 자문, Syndication, 장외파생상품 등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상대적으로 약진이 필요한 회사채, IPO 등 전통적인 Capital market에서의 경쟁력을 제고할 계획입니다.
Q. 증권업계는 업체 간 직원 이동이 잦은 편에 속합니다.
리서치센터 연구원이나 딜러 등 전문인력이 그만큼 많기 때문일텐데요.
국내 증시가 한 단계씩 성장해갈수록 증권사들은 무엇보다 리서치센터 역량을 강화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증권사에 있어서 리서치센터란 어느 정도의 가치라고 생각하십니까?
A. 우리 리서치센터는 자타가 공인하는 업계최강의 Man-Power로 구성돼 있습니다.
리서치센터의 역할은 크게 주식시장 전망을 통해 투자전략을 제시하는 일과 기업분석을 통해 기업의 적정가치를 추정하는 일 등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정확하고 시의 적절한 시장분석과 기업분석은 결국 고객들의 수익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히다 하겠습니다.
리서치의 파워가 결국은 증권회사의 파워를 결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철저한 시장 분석과 정확한 예측 하나하나가 우리 고객들의 투자 바로미터가 된다는 점에서 증권사의 심장부와 같은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Q. 요즘 들어 부쩍 증권사에 대한 취업 열기가 높아졌습니다.
올해 신입 모집에서도 대부분 증권사들이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들었습니다.
이처럼 증권사에 대한 취업열기가 높아진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A. 지난해 자본시장 통합법이 시행되면서 신규채용 확대와 인력수요 증가로 증권업계 취업희망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증권업은 가장 전망이 밝은 업종 중 하나로 그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데, 앞으로 증권업계에서 젊은 인재들은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전문성을 갖춘 평생직업의 개념을 갖고 금융업의 프로가 되고 싶은 인재들의 지원이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올해 주가지수에 대해 다양한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증시가 대내외 악재에서 벗어나 견고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의견들이 많습니다.
이번주 들어서는 중국의 위안화 절상 이슈까지 가시화됐는데요.
향후 증시 전망은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A. 위안화 절상의 효과는 6월 중순부터 반등하기 시작한 유로화 가치에 힘을 실어 줄 수 있습니다.
위험자산 선호현상을 완화시키고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재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호재로 봐야 합니다.
올해 하반기 주식시장은 다소간의 변동성은 있겠지만 큰 흐름속에서의 상승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발 재정위기가 해결되는 징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예상보다 강한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상반기 중 주식시장 조정의 빌미가 되었던 국내경기 모멘텀 둔화는 4분기를 저점으로 다시 회복사이클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이후 주식시장 상승을 뒷받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우리 리서치센터에서는 하반기중 주가지수가 1,980p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Q. 국내 증시가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증권사 CEO로서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최근 국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주식시장내 변동성이 높아지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유럽발 재정위기가 가닥을 잡아가면서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주식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됩니다.
특히 인구구조가 급격히 고령화되고 있고, 저금리현상 또한 상당기간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유동자금이 부동산이나 예금자산에서 투자자산을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 합니다.
단기적인 변동성에 흔들리기 보다는 저평가 우량주에 대한 장기 투자를 한다면 좋은 투자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올 여름 휴가는 어떻게 보내실 계획인지요?
A. 특별한 여름휴가 계획은 없습니다.
다만 휴가기간 동안 서울 근교 산행을 하면서 심신을 단련할 기회를 갖고 앞으로의 경영구상을 할 생각입니다.
교양 서적을 몇 권 읽으면서 지식 충전에도 힘쓸 계획입니다.
◇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 프로필 ◇
< 학 력 >
* 부산상고, 부산대 무역학과, 홍익대 대학원(세무학) 석사
< 경 력 >
* 1969년 한일합섬 입사
* 1977년 부국증권 기획실장
* 1990년 부국증권 영업담당 상무
* 1994년 부국증권 전무이사
* 1998년 부국증권 대표이사 사장
* 2003년 현대증권 대표이사 사장
* 現 하나대투증권 대표이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