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뱃속에서 열달 동안 아기가 잘 자라다가 제때 세상에 나오는 것은 정말 축복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를 축복이라기 보다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유산이나 조산은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강은지씨(37세)는 주위에서 ‘타고난 임신 체질’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아이 둘을 쉽게 임신하고 수월하게 낳았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셋째가 생긴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두 아이의 양육에 하루하루가 피곤한 탓에 셋째를 임신한 줄도 모르고 있다가 입덧이 시작되어서야 임신인줄 알게 되었다. 그녀가 임신인 줄 까맣게 몰랐던 또다른 이유는 바로 여러 날 계속되는 출혈 때문이었다. 평소 생리가 불규칙했던 그녀는 생리가 시작된 것으로 생각하고 이번 생리는 다소 길다고만 여겼던 것이다. 그러다가 산부인과에서 임신 13주라는 진단과 함께 ‘전치태반’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다. 전치태반은 태반의 위치가 자궁 입구에 자리잡거나 자궁 출구를 완전히 덮어버린 상태를 말하는데, 강씨의 경우는 자궁 출구를 완전히 덮어버린 상태였다. 전치태반은 조산 가능성이 높아서 임신 유지를 위해 매우 조심해야 하는 상황인데, 아이 둘을 양육하는 강씨는 아무래도 편히 쉴 여유가 없어서인지 잦은 출혈 증상이 나타났다. 그 때마다 병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던 강씨는 임신 27주만에 출혈이 심해 결국 제왕절개로 분만을 하게 되었다. 전치태반은 분만 후 자궁 수축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출혈이 쉽게 멈추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강씨 역시 계속 수혈을 하면서 수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출혈이 심해 결국 자궁을 적출하는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태아는 1.26kg로 태어나 바로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고, 12주 후 퇴원을 할 수 있었다.
의학적으로 조산이란 임신 기간 40주를 기준으로 37주 이전의 분만을 말한다. 평소 지병이 있거나 임신성 고혈압, 당뇨병 등이 있으면 임신 중 조산을 예상할 수 있지만 건강한 산모들도 뜻밖의 이유로 조산이 되는 경우가 많다. 강씨의 경우처럼 임신 중 전치태반이라는 진단을 받거나, 고령 임신 또는 육체적 스트레스와 피로가 심한 경우 조기 진통이 오면서 조산하는 일도 있다. 조산을 하게 되면 태아의 신체 발달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태어나기 때문에 인큐베이터에서 자라게 된다. 최근에는 의학 기술의 발달로 생존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고 합병증 치료도 잘 되는 편이지만 정상 분만인 경우에 비해 신체 기관이 약하고 여러 가지 합병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임신 주수가 짧을수록 폐, 뇌, 장 등의 미성숙으로 인해 신생아 호흡곤란 증후군이 나타나기 쉽고, 폐질환, 뇌출혈, 뇌성마비 등을 포함한 뇌질환, 괴사성 장염 등의 여러 가지 질환 발생률이 증가하므로 조산 가능성이 높은 산모는 최대한 임신 기간을 오래 유지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 그렇다면 조산 가능성이 높은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
▶ 먼저, 태아에게 이상이 있는 경우다.
태아 기형이 심하면 대개 임신 초기에 자연 유산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계속 자라다가 임신 후기에 조산이 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혈액검사, 초음파, 양수 검사를 통해 기형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조산을 일으킬 만한 요소가 있다면 바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태아의 소화기 계통에 이상이 있어 2차적으로 양수과다증이 오면 양수를 일부 제거해 조산을 예방한다. 반대로 태아의 신장이나 방광 등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양수가 적어지는데, 이로 인해 조산이 될 수 있다. 태아의 방광폐쇄, 요로폐쇄 증상은 태아 상태로 자궁 안에서 수술할 수도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면 조산을 예방할 수 있다.
▶ 두번째는 임신부에게 질환이 있는 경우다.
고혈압, 심장병, 신장병, 당뇨병, 폐렴 등 지병이 있거나 태반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조산 위험이 높아진다. 전치태반, 임신중독증, 태반의 조기박리가 나타나는 경우다. 산모에게 지병이 있거나 임신중독증이 있는 경우에는 치료를 해가면서 임신을 유지하게 된다. 이 때 엄마와 태아의 상태를 판단해가면서 임신을 더 유지하는 것이 나을지, 제왕절개를 통해 분만하는 것이 나을지를 결정하게 된다.
▶ 세번째는 자궁경관이 쉽게 벌어지는 자궁경관무력증의 경우다.
이 때는 임신 13~14주 무렵에 자궁 입구를 묶어주는 자궁경부봉합술을 하면 조산을 막을 수 있다. 출산이 정상적으로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봉합한 실을 풀어주면 자연 출산이 이루어질 수 있다.
▶ 네번째는 조기 파수가 되는 경우다.
양수과다증일 경우 양막이 압력을 견디지 못해 출산예정일보다 먼저 양수가 터질 수 있다. 양수가 터져 탯줄이 나오면 탯줄이 제 기능을 못해 태아가 생명을 잃게 된다. 파수가 되자마자 병원에 입원해 아기를 출산해야 한다.
이밖에 조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산모의 질병 감염과 극심한 스트레스 등이 있다. 산모가 폐렴, 장염, 방광염, 신우신염 등에 걸리거나 치주질환 같은 치과 질환에 걸리면 염증 반응이 산모의 조기 진통을 유발할 수 있다. 또, 과로와 스트레스가 쌓이면 자궁 수축이 촉진되면서 조기 진통이 일어나 조기 분만이 이루어질 수 있다. 흡연도 아주 위험하다. 저체중 출생아의 20%, 조산의 8%, 주산기 사망의 5%가 흡연에 의해 유발된다. 흡연은 또한 조기 양막 파수의 위험을 2~5배 높이고, 조산의 위험은 1.2~2배, 태아 성장 제한은 1.5~3.5배나 높인다. 간접 흡연에 자주 노출되어도 태아 사망률이나 조산 위험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스스로 금연하는 것은 물론, 주변의 담배 연기를 맡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 그렇다면, 조산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건강한 식사가 중요하다. 임신부의 체중 증가가 잘 되지 않는 경우, 조산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 임신 기간에는 엽산, 칼슘, 철분, 기타 다른 필수 영양소들이 결핍되지 않도록 충분히 섭취한다. 만성질환에 대한 철저한 관리도 필요하다. 당뇨병, 고혈압, 갑상선 질환 등 만성질환을 관리하고 치료하면서 임신을 유지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장기간 병원에 입원할 수도 있는데, 병원에서 지시한 대로 절대 안정을 취하면서 출혈이나 자궁 수축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해야 한다. 이밖에 정기적인 산전 검사, 유해 환경 조심, 스트레스 조절 등이 필요하다.
(글 / 인권분만연구회 회장 산부인과 전문의 김상현)
강은지씨(37세)는 주위에서 ‘타고난 임신 체질’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아이 둘을 쉽게 임신하고 수월하게 낳았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셋째가 생긴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두 아이의 양육에 하루하루가 피곤한 탓에 셋째를 임신한 줄도 모르고 있다가 입덧이 시작되어서야 임신인줄 알게 되었다. 그녀가 임신인 줄 까맣게 몰랐던 또다른 이유는 바로 여러 날 계속되는 출혈 때문이었다. 평소 생리가 불규칙했던 그녀는 생리가 시작된 것으로 생각하고 이번 생리는 다소 길다고만 여겼던 것이다. 그러다가 산부인과에서 임신 13주라는 진단과 함께 ‘전치태반’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다. 전치태반은 태반의 위치가 자궁 입구에 자리잡거나 자궁 출구를 완전히 덮어버린 상태를 말하는데, 강씨의 경우는 자궁 출구를 완전히 덮어버린 상태였다. 전치태반은 조산 가능성이 높아서 임신 유지를 위해 매우 조심해야 하는 상황인데, 아이 둘을 양육하는 강씨는 아무래도 편히 쉴 여유가 없어서인지 잦은 출혈 증상이 나타났다. 그 때마다 병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던 강씨는 임신 27주만에 출혈이 심해 결국 제왕절개로 분만을 하게 되었다. 전치태반은 분만 후 자궁 수축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출혈이 쉽게 멈추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강씨 역시 계속 수혈을 하면서 수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출혈이 심해 결국 자궁을 적출하는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태아는 1.26kg로 태어나 바로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고, 12주 후 퇴원을 할 수 있었다.
의학적으로 조산이란 임신 기간 40주를 기준으로 37주 이전의 분만을 말한다. 평소 지병이 있거나 임신성 고혈압, 당뇨병 등이 있으면 임신 중 조산을 예상할 수 있지만 건강한 산모들도 뜻밖의 이유로 조산이 되는 경우가 많다. 강씨의 경우처럼 임신 중 전치태반이라는 진단을 받거나, 고령 임신 또는 육체적 스트레스와 피로가 심한 경우 조기 진통이 오면서 조산하는 일도 있다. 조산을 하게 되면 태아의 신체 발달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태어나기 때문에 인큐베이터에서 자라게 된다. 최근에는 의학 기술의 발달로 생존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고 합병증 치료도 잘 되는 편이지만 정상 분만인 경우에 비해 신체 기관이 약하고 여러 가지 합병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임신 주수가 짧을수록 폐, 뇌, 장 등의 미성숙으로 인해 신생아 호흡곤란 증후군이 나타나기 쉽고, 폐질환, 뇌출혈, 뇌성마비 등을 포함한 뇌질환, 괴사성 장염 등의 여러 가지 질환 발생률이 증가하므로 조산 가능성이 높은 산모는 최대한 임신 기간을 오래 유지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 그렇다면 조산 가능성이 높은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
▶ 먼저, 태아에게 이상이 있는 경우다.
태아 기형이 심하면 대개 임신 초기에 자연 유산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계속 자라다가 임신 후기에 조산이 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혈액검사, 초음파, 양수 검사를 통해 기형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조산을 일으킬 만한 요소가 있다면 바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태아의 소화기 계통에 이상이 있어 2차적으로 양수과다증이 오면 양수를 일부 제거해 조산을 예방한다. 반대로 태아의 신장이나 방광 등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양수가 적어지는데, 이로 인해 조산이 될 수 있다. 태아의 방광폐쇄, 요로폐쇄 증상은 태아 상태로 자궁 안에서 수술할 수도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면 조산을 예방할 수 있다.
▶ 두번째는 임신부에게 질환이 있는 경우다.
고혈압, 심장병, 신장병, 당뇨병, 폐렴 등 지병이 있거나 태반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조산 위험이 높아진다. 전치태반, 임신중독증, 태반의 조기박리가 나타나는 경우다. 산모에게 지병이 있거나 임신중독증이 있는 경우에는 치료를 해가면서 임신을 유지하게 된다. 이 때 엄마와 태아의 상태를 판단해가면서 임신을 더 유지하는 것이 나을지, 제왕절개를 통해 분만하는 것이 나을지를 결정하게 된다.
▶ 세번째는 자궁경관이 쉽게 벌어지는 자궁경관무력증의 경우다.
이 때는 임신 13~14주 무렵에 자궁 입구를 묶어주는 자궁경부봉합술을 하면 조산을 막을 수 있다. 출산이 정상적으로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봉합한 실을 풀어주면 자연 출산이 이루어질 수 있다.
▶ 네번째는 조기 파수가 되는 경우다.
양수과다증일 경우 양막이 압력을 견디지 못해 출산예정일보다 먼저 양수가 터질 수 있다. 양수가 터져 탯줄이 나오면 탯줄이 제 기능을 못해 태아가 생명을 잃게 된다. 파수가 되자마자 병원에 입원해 아기를 출산해야 한다.
이밖에 조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산모의 질병 감염과 극심한 스트레스 등이 있다. 산모가 폐렴, 장염, 방광염, 신우신염 등에 걸리거나 치주질환 같은 치과 질환에 걸리면 염증 반응이 산모의 조기 진통을 유발할 수 있다. 또, 과로와 스트레스가 쌓이면 자궁 수축이 촉진되면서 조기 진통이 일어나 조기 분만이 이루어질 수 있다. 흡연도 아주 위험하다. 저체중 출생아의 20%, 조산의 8%, 주산기 사망의 5%가 흡연에 의해 유발된다. 흡연은 또한 조기 양막 파수의 위험을 2~5배 높이고, 조산의 위험은 1.2~2배, 태아 성장 제한은 1.5~3.5배나 높인다. 간접 흡연에 자주 노출되어도 태아 사망률이나 조산 위험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스스로 금연하는 것은 물론, 주변의 담배 연기를 맡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 그렇다면, 조산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건강한 식사가 중요하다. 임신부의 체중 증가가 잘 되지 않는 경우, 조산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 임신 기간에는 엽산, 칼슘, 철분, 기타 다른 필수 영양소들이 결핍되지 않도록 충분히 섭취한다. 만성질환에 대한 철저한 관리도 필요하다. 당뇨병, 고혈압, 갑상선 질환 등 만성질환을 관리하고 치료하면서 임신을 유지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장기간 병원에 입원할 수도 있는데, 병원에서 지시한 대로 절대 안정을 취하면서 출혈이나 자궁 수축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해야 한다. 이밖에 정기적인 산전 검사, 유해 환경 조심, 스트레스 조절 등이 필요하다.
(글 / 인권분만연구회 회장 산부인과 전문의 김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