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엔화 강세, 자동차·전자 ‘반사이익’

입력 2010-07-2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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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엔화 강세로 국내 산업계의 반사이익이 기대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이 있는지 취재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김성진 기자, 최근 엔화 환율은 어떻습니까?

<기자> 현재 엔화에 대한 달러 환율은 87엔입니다. 지난주에는 87엔이 무너지며 86엔 후반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치입니다. 엔화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인데요. 미국 경기 회복 둔화 우려에 국제투자자금이 안전자산인 엔화에 몰릴 결과입니다. 이에 이라이 사토시 일본 국가전략상이 경기 확장 위험 요소라면 지나친 엔화 강세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 일본은행의 6년만에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도 엔화 강세를 이어질 전망인데요. 지난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미국은 경상적자 축소를 위해 번번이 엔화 강세를 이용해 왔습니다. 이번에도 미국이 수출 확대 의사를 거듭 밝히면서 중간 선거가 있는 11월까지는 달러 약세, 엔화 강세 정책 기조가 유지될 전망입니다.

<앵커> 이처럼 엔화 강세는 우리 산업에 어떤 영향을 줍니까?

<기자> 요즘 우리 자동차와 가전 등이 세계 시장에서 잘 나가고 있습니다. 대부분 일본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분야인데요.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상대적으로 해외에서 우리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올라갑니다. 비슷한 제품을 보다 싸게 팔 수도 있고 마케팅과 판촉 등에도 여력이 생기는 것입니다.

가장 큰 수혜는 바로 자동차입니다. 세계 시장에서 일본 업체와 숨가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올 상반기 엔화 강세 덕에 우리 업체들은 재미를 톡톡히 봤습니다. 도요타와 혼다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각각 0.9%,와 0.5% 줄어든 반면 현대기아차는 0.3% 점유율이 늘었습니다. 도요타의 리콜 사태 영향도 있지만 엔화 강세로 일본차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것도 한몫 했다는 분석입니다. 이같은 추세는 미국 뿐 아니라 중국과 유럽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국내 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일본 업체들의 점유율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인 것입니다.

무엇보다 시장 점유율 확대는 이익개선 그리고 투자로 선순환됩니다. 최근 현대기아차의 이익률을 볼 때 올 하반기 시장 점유율 확대는 큰 힘이 될 전망입니다. 반면 금융위기 이후 제기를 노리는 일본 업체 입장에선 엔화 강세에 따른 점유율 축소는 큰 부담입니다. 실제로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엔화 강세로 도요타 등 일본 7개 자동차 업체의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5천억엔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엔/달러 환율이 1엔 하락할 때마다 영업이익 690억엔씩 줄어든다는 분석입니다. 이익 규모가 주는 만큼 일본 업체들의 투자 여력도 줄어 경쟁사인 국내 자동차 산업에는 호재라는 해석입니다.


<앵커> 자동차 뿐 아니라 전자 업종도 수혜가 예상되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전자는 단기적으로 악재입니다. 주요 부품에 대한 일본 의존도가 여전히 높기 때문인데요. 최근 엔화는 강세, 원화는 약세를 보이는 만큼 수입 금액이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대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반도체와 LCD 설비 확대에 각각 16조와 3조5천원의 투자를 진행 중입니다 광학 장비 등 핵심 설비 대부분을 일본에서 들여오는 만큼 투자 비용이 당초 계획보다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호재입니다. 특히 TV 등 글로벌 가전 시장을 놓고 양국이 경쟁하는 가운데 가격 우위는 곧 시장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삼성과 LG, 소니와 파나소닉이 4파전을 벌이고 있는 3D TV의 경우 초기 시장 선점이 중요한 만큼 엔화 강세는 든든한 우군입니다. 디스플레이리서치는 올해 3D TV 세계 판매량이 340만대로 내년에는 두배인 884만대로 커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앞서 LCD TV도 시장 선점 효과를 톡톡히 봤던 만큼 기대가 큽니다.

이밖에 철강재를 트레이딩 하는 대우인터 등 종합상사 그리고 건설장비 등 기계 업체들도 엔화 강세로 상대적인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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