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요주의여신 6개월만에 47% 증가

입력 2010-10-05 06:30  

저축은행의 잠재 부실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정옥임(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현재 저축은행들의 요주의 여신규모가 16조6193억원으로 지난해 말(11조2864억원)에 비해 47.3%(5조3329억원) 늘었다.

이는 저축은행 총 여신(65조9325억원)의 25%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요주의 여신은 여신건전성 분류기준상 고정 이하로 부실화가 진행되기 직전 단계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언제든 부실화될 수 있는 잠재부실 대출을 뜻한다.

특히 저축은행권에선 은행권이 이미 부실이 발생한 것으로 간주하는 3개월 이상~6개월 미만의 연체채권을 요주의 여신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부실 위험성은 더욱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저축은행의 요주의 여신이 급증한 것은 기업 운영자금이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기업대출의 연체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기업운영자금 등에 대한 대출 중 요주의 여신은 지난 6월 현재 7조558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조5081억원 늘었고, 부동산관련 대출중 요주의 여신도 8조758억원으로 올해 들어 1조원 넘게 늘었다.

이에 비해 가계대출 중 요주의 여신은 3천22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897억원 감소했다.

저축은행들의 대비책은 오히려 더 허술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현재 저축은행들이 요주의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규모는 5674억원으로 지난해 말(5692억원)에 비해 오히려 18억원 감소했다.

저축은행들은 작년 말까지만 해도 요주의 여신의 5%를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했지만, 올해 들어 이 비율은 3.4%로 하락했다.

한편 6개월 이상 연체부터 포함되는 저축은행의 고정이하 여신규모는 6월 말 현재 5조8592억원으로 지난해 말(5조6252억원)보다 4.2%(2340억) 증가했다.

건전성 분류기준상 정상으로 분류되는 여신은 43조4539억원으로 저축은행 전체 여신의 65.9%에 그쳤다.

지난해 말의 경우 전체 여신의73.3%(46조3118억원)가 정상으로 분류됐다.

정옥임 의원은 "불과 6개월 사이에 요주의 여신이 5조3천억원 이상 늘었다는 것은 저축은행의 채권관리뿐 아니라 금융당국의 감독이 소홀했다는 방증"이라며 "금융당국은 연체채권 급증 원인을 철저히 살펴보고 필요하다면 과감한 구조조정을 선제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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