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일부 건설사 철근 공급 재개

공급 중단 사태까지 치달으며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철강업계와 건설업계 간 철근 가격 협상이 일부 진전을 보이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양측의 피해가 점차 커지는 상황이어서 일정 가격 수준에서 절충점을 찾아 금주 중에는 철근 공급이 재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건설자재직협의회 소속 31개 회원사 가운데 조정 가격을 수용한 10여개 건설업체에 철근을 다시 공급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1일 건자회 회원사들과의 철근 가격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는데다, 건자회 측에서 회원사의 불매운동을 조장하는 등 불공정 행위를 벌이고 있다며 건자회 소속 31개사에 대해 철근 공급을 중단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현대제철은 9월분 납품 철근 가격을 t당 76만원, 10~11월분은 79만원을 고수해온 반면, 건자회에서는 t당 74만원 이상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강하게 맞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왔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제시한 가격을 받아들인 업체에는 철근이 정상 공급되고 있고 동국제강도 가격 조건에 동의한 업체에 철근을 공급하고 있어, 부분적인 정상화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업계 안팎에선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양측 모두 큰 피해를 보기 때문에, 이번 주중에는 서로 어느 정도 양보하는 선에서 가격 절충점을 찾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담당 부처인 지식경제부와 국토해양부도 관련 업계에 약간씩의 양보를 권유하며, 중재에 나선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공급 중단 사태가 시작된 지 벌써 2주일이 지났기 때문에 양측이 가격 협상을 진지하게 계속하면서 합의점을 찾는 중"이라며 "늦어도 금주 중으로는 큰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양측 모두 현재까지 핵심 입장에는 큰 변화가 없고 이번 사태로 서로 감정이 상한 상태여서, 가격에 합의하고 갈등을 해소하는데 상당한 진통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철스크랩 가격이 7월 말 t당 360달러에서 11월 415달러로 크게 올랐고,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에서도 철근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건설사 측은 "철강회사들이 협상이 불가능한 가격을 제시하고 일방적으로 철근 공급을 중단한 것은 엄연한 불법 행위"라며 "비수기인 7~8월의 단기 적자를 이유로 가격을 터무니없이 올리겠다는 것은 ''갑''의 횡포"라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