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4번 목숨 걸어야 차 교환?

입력 2010-11-22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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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동차가 고속도로에서 잘 달리다 갑자기 시동이 꺼지면 어떻겠습니까? 시동이 꺼지면 핸들까지 잠겨서 아주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그런데 한 수입차 업체는 네 번 시동이 꺼져야 차를 바꿔준다고 합니다.

이승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10월 1억8천만 원을 주고 BMW의 최고급 세단 750Li를 구입한 양 모 씨.

지난달 양 씨는 고속도로에서 달리던 중 큰 사고가 날 뻔했습니다.

이상한 엔진음과 함께 갑자기 속도가 확 줄더니 급기야 시동이 꺼져버린 겁니다.

양 씨와 당시 차를 몰았던 운전기사 김 모 씨는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식은땀이 흐릅니다.

<인터뷰> 김 모 씨/운전기사
"시동이 꺼지면서 핸들이 잠겨요. 움직이지가 않습니다. 브레이크를 밟아도 안 듣고요. 뒤에 차가 없었으니 망정이지..."

차가 갑자기 멈춰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9월에는 커브길에서 시동이 꺼져 가드레일을 들이받을 뻔했습니다.

양 씨는 차를 사고 나서 1년 동안 시동이 모두 3번 꺼졌다고 주장합니다.

목숨에 위협을 느끼기를 여러 번.

차를 아예 바꿔달라고 요청했지만 BMW는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자체 정비 결과 시동 꺼짐 현상이 확인된 건 세 번이 아니라 두 번인 데다 그때마다 결함이 나타난 부위가 달라 교환대상이 아니라는 겁니다.

국내에서 자동차 관련 분쟁이 발생하면 판단기준이 되는 소비자피해보상규정에 따르면 안전과 관련한 중대한 결함이 4번, 그것도 동일한 하자여야만 차를 교환받을 수 있습니다.

양 씨는 BMW가 차값으로 2억 원 가까운 돈을 받아 놓고 이제 와서 규정만 들이대는 건 무책임하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인터뷰> 양 모 씨/BMW 750Li 구매자
"네 번째에 사고를 당해서 목숨을 잃었다면 이건 누가 책임을 지는 겁니까? 충분한 서비스하고 모든 것이 검증됐다고 해서 그런 차를 타는 것 아닙니까?"

BMW 측은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면서도 한국경제TV의 공식 인터뷰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습니다.

또 취재가 시작되자 양 씨에게 추가혜택을 제공하겠다며 뒤늦게 사건을 무마하기에 급급했습니다.

<녹취> BMW코리아 관계자
"엔진 보증기간을 훨씬 더 많이 몇 년 더 연장하는 부분하고 리스료에 대한 지원부분을 말씀드렸다..."

<인터뷰>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
"자동차를 구입할 때 자동차 브랜드 하나만 보고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땅에서 소비자에게 해주는 A/S가 차만큼 고품격이냐... 차는 고품격인데 A/S는 저품격이 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죠."

BMW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수입차 판매 1위에 오르는가 하면 지난달엔 업계 최초로 수입차 시장에서 점유율 20%를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수억 원에 달하는 차값은 물론 높아진 위상에 걸맞는 고객 서비스가 절실해 보입니다.

WOW-TV NEWS 이승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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