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현대상선 프랑스법인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브릿지론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브릿지론의 성격상 현대그룹이 그동안 자금의 출처를 밝히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지적이 늘고 있습니다.
최진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하종선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 사장은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의 자금 1조2천억원은 브릿지론이라고 밝혔습니다.
하 사장은 MOU해지 금지 가처분신청 법원심리에 출석해 이같이 말하고 브릿지론은 글로벌 M&A에서 널리 활용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브릿지론은 충분한 자금을 모을때까지 시간이 걸릴 경우 자금을 연결하는 다리(Bridge)가 되는 대출(Loan)을 뜻하며 일종의 ''임시방편 자금대출''을 말합니다.
현대그룹은 그동안 이 자금을 자기자금이라고 밝혔다가 의혹이 커지자 대출금이라고 말을 바꾸더니 결국 브릿지론이라고 해명한 것입니다.
현대그룹의 행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그동안 자금의 출처를 밝히기 거부해왔던 이유가 비로소 들어났다는 반응입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브릿지론을 사용했다는 것은 현대그룹이 시간에 쫓겨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증거"라면서 "본 대출이나 투자로 이어지는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본 대출이나 투자를 유치하면서 담보나 보증제공의 유무도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이번 입찰에는 인수자금을 자기자금과 대출금을 엄격히 구별하고, 대출금에 대해서는 확정적인 자금조달처, 조달방법, 대출금액 등을 입찰서류에 기재하고 그 증빙을 제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처음부터 자금성격을 브릿지론이라고 밝혔더라면 채권단이 애당초 현대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채권단이 현대그룹과 협상을 하더라도 매각대금을 받을 확률이 낮다는 판단을 하면서 MOU해지를 결정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대그룹이 뒤늦게 자금의 성격을 밝히면서 이번 입찰규정에 맞는 자금인지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오히려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현대건설 퇴직 임직원 모임인 현대건우회는 현대그룹과 MOU를 해지한 채권단의 결정을 지지한다며 조속히 매각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WOWTV NEWS 최진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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