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지난 한 해동안 21% 이상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금은 정기예금 같은 안전자산에 여전히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증시에서 자문형 랩어카운트가 투자자들의관심을 모았음에도 불구하고 은행 저축성예금 증가액에 크게 미치지 못해 안전자산 쏠림 현상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한국은행에 따르면 개인들은 2010년에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연간 기준으로 가장 많은 5조2천46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투자자예탁금은 11조7천865억원에서 13조7천24억원으로 증가했지만, 국내 주식형펀드에 대한설정 잔액은 75조4천481억원에서 61조1천244억원으로 14조3천237억원 감소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머니마켓펀드(MMF) 설정 원본 역시 2009년 말의 26조4천183억원에서 지난해 말에는 23조1천95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랩어카운트 계약 자산 규모가 2009년 말 19조9천703억원에서 지난해 10월 말 33조5천636억원으로 13조5천933억원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저축성예금 잔액은 666조3천193억원에서 789조5천250억원으로 123조2천57억원 불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2007년의 학습효과''를 꼽고 있다.
2007년 코스피지수가 처음 2,000선을 웃돌 때 펀드를 중심으로 주식시장에 발을 디뎠던 개인투자자들이 그 직후 닥친 미국발 금융위기 과정에서 손실을 봤고, 지수가 반등하자 원금 회수에 나섰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게다가 지난해 부동산 시장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쉽게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 자금이 일단 은행 예금으로 몰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저금리 기조의 지속 등을 들어 개인 투자자금이 조금씩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우증권은 "지난해에 자문형 랩어카운트나 주가연계증권(ELS)에서 자금 유입이 나타났지만 본격적인 위험자산 선호라기보다는 저위험 저수익 자산에 대한 관심 두기 수준으로 볼 수 있었다"며 "올해에는 자문형랩이 일종의 성공사례로 여겨지면서 랩어카운트는 물론 펀드로도 투자자금이 흘러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