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예금인출 진정국면

지난 14일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 이후 촉발된 저축은행 고객들의 예금 빼내가기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인상이다.

18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굴지의 계열 저축은행인 A사는 이날 오전 12시 현재 40억원 가량의 예금이 인출됐다.

A사는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진 14일 120억원, 17일에는 200억원이 넘는 예금이 빠졌으나 이날은 영업을 마감하더라도 인출액이 전날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저축은행 관계자는 "오늘이 고비라고 보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봤지만 인출액이 현저히 떨어졌다"며 "매일 50억원 가량의 인출이 이뤄졌음을 감안하면 평소보다 많긴 하지만 예상보다 빨리 고객의 동요가 진정된 것같다"고 말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것은 서울 소재 B저축은행도 마찬가지다.

B사는 작년말 기준 가결산에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20% 중반대, 고정이하 여신비율 2%, 연체율 9%에 이를 정도로 초우량 저축은행이지만 14일 50억원, 17일 100억원의 예금이 인출됐다.

그러나 이날 오전에는 30억원이 인출됐다.

평소 이 저축은행의 하루 인출액은 35억원이다.

서울 소재 C저축은행은 전날 200억원 가량의 예금이 인출됐으나 이날 오전에는 35억원이 빠져 인출 행렬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 저축은행의 하루 평균 인출액은 25억원 가량이다.

일선 저축은행 창구도 전날보다 크게 한산해졌다는 전언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17일에는 지점별로 20~30명의 고객이 예금을 인출하려고 번호표를 들고 순번을 대기했었다"며 "하지만 오늘은 평균 10명 안팎의 고객이 방문해 평소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금자 보호나 저축은행 건전성을 묻는 문의 전화가 계속 걸려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누적 문의 건수로 볼 때 오전에는 전날 같은 시각의 85% 선이었지만 오후 들어서는 60%대로 줄었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시간이 흐를수록 저축은행 예금자들의 불안심리가 수그러들면서 평상심을 되찾고 있는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예전에도 저축은행 영업정지가 발생했을 때 며칠 간 예금인출이 발생했었다"며 "이번에는 저축은행 구조조정설이 돌던 와중에 서울 소재 저축은행에서 영업정지가 취해져 그 폭이 더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도 "17일은 월요일이었는데 평소 월요일은 주말 직후여서 다른 요일보다 인출액이 더 많은 경향이 있다"며 "설 명절을 2주 앞두고 영업정지 건이 발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막연한 불안심리 때문에 예금을 조기 해약하면 1~2%의 금리밖에 돌려받지 못해 상당한 이자손실이 생긴다"며 "긴급하게 돈이 필요하지 않은 예금자는 서둘러 예금을 인출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