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은행 자문형 특정금전신탁에 경고

금융감독당국은 은행이 자문형 특정금전신탁을 고객에게 판매할 때 설명의무 소홀과 같은 불완전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지도.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10개 은행의 프라이빗 뱅킹(PB) 업무 담당자 회의를 소집해 자문형 특정금전신탁 취급시 준수사항을 설명하고 철저한 감독 방침을 전달했다고 20일 밝혔다.

자문형 특정금전신탁은 은행이 고객의 돈을 신탁받은 뒤 투자자문사의 자문을 받아 고객의 주문이나 성향에 맞게 자금을 운용해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으로, 증권사의 자문형 랩 어카운트와 비슷하다.

은행들은 그동안 랩 어카운트 시장 진출을 노렸으나 정부가 지난해 은행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랩 어카운트 진출에 필요한 투자일임업을 은행의 겸영 업무에 포함시키지 않자 이와 유사한 자문형 특정금전신탁 쪽 영업전략을 세웠다.

금감원은 지금까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각각 2천300억원, 140억원 가량의 상품을 취급했고, 국민.우리.제일.씨티은행은 판매 준비단계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자문형 특정금전신탁을 의욕적으로 추진해 과당경쟁 소지가 있다"며 "이 과정에서 관련 규정을 준수하고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은행이 투자자문사의 자문을 받아 자산을 운용하더라도 자문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지 말고 독자적 판단에 따라 고객 특성에 맞춰 다양하게 운용하도록 지도했다.

특정금전신탁 광고시 평균수익률 제시를 금지하고 투자 권유 때 최고.최저.평균 수익률을 동시에 알려줘 고객의 판단을 흐리지 않도록 한 규정도 철저히 준수할 것을 주문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은행의 자문형 특정금전신탁 운용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은행으로부터 거래현황 자료를 정기적으로 보고받을 계획이다.

또 자문형 특정금전신탁 취급액이 크게 늘어나는 은행에 대해서는 현장점검을 실시해 준수사항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확인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