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준 "공적연기금, 대기업 견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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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26 11:00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은 26일 공적 연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주장하며 대기업들에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대기업들은 새로운 분야의 개발이나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에 미온적이라며 일부 기업의 이름을 거론하기도 했다.

곽 위원장은 이날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및 지배구조 선진화''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거대 권력이 된 대기업을 견제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는 자본주의 원칙에 입각한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가 가장 적절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곽 위원장에 따르면 지난해말 국민연금 적립액은 324조원에 달했고 오는 2043년에는 2천500조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또 지난해말 적립금의 17%인 55조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해 139개 국내기업에 대해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곽 위원장은 그러나 "신한금융의 경영권 분쟁에서 국민연금은 2대 주주임에도 일본계 주주 등과 달리 전혀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며 "`1주 1권리 행사''라는 원칙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사례였다"고 지적했다.

우리 경제가 대기업들의 거대 관료주의를 견제하고 시장의 취약한 공적 기능을 북돋울 촉진자가 필요하다는 것도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가 필요한 이유라고 곽 위원장은 강조했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수년 전부터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가 예견됐는데도 기존 휴대전화 시장에 안주해 결국 `아이폰 쇼크''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곽 위원장은 "국민연금은 지분(5.0%)이 삼성생명(7.45%)에 이어 두번째로 많고 이건희 회장(3.38%)보다도 많다"면서 "기존 아이템에 안주하려는 경영진에 대한 경제와 경영 투명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제대로 했는지 매우 의문시된다"고 말했다.

곽 위원장은 또 대기업들이 국민의 미래 먹을거리가 될 새로운 분야의 개발이나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에도 미온적이라고 비판했다.

우리 경제가 아직 노블레스 오블리주 구현을 위한 성실 납세와 동반성장 등에 취약하고 정부의 요구가 있어야 마지못해 움직인다는 것이다.

또 "포스코, KT 등 오너십이 부족한 대기업도 방만한 사업 확장 등으로 주주 가치가 침해되고 국민경제에 역효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위원장은 "스스로 혁신이 없는 시장은 성장할 수 없다"면서 "누군가가 우리 경제 내부에서 혁신일 일어나도록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관치논쟁 등을 방지하기 위해 국민연금 자체의 지배구조를 개편해 기금운영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도 필수과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청와대와 정부는 이날 미래기획위가 발표한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및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에 대해 "곽 위원장의 개인적 소신일 뿐"이라며 정부 정책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미래기획위가 발표한 공적 연기금 관련 사항은 곽 위원장이 학자로서 개인 의견과 소신을 얘기한 것일 뿐 정부 측과 사전에 조율되거나 정책으로 검토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된 토론회에서 각계 전문가들도 공적 연기금 주주권 행사에 대한 의견과 실천방안을 제시했다.

김우찬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국민연금이 의결권 이외 주주권을 거의 행사하지 않아 주주로서의 존재감이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이원일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 사장은 "국민연금처럼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기관투자자는 헤지펀드 등 단기투자성과를 목표로 한 주주와는 차별화된 모습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효율적인 기업 경영전략 수립 등을 위해 주주권을 적극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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