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못 찾는 ''기가 코리아''

입력 2011-05-0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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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20년 지금보다 10배 빠른 인터넷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정부가 ''기가 코리아''라는 국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업계도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하는데, 정작 예산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신인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길을 걸으며 3D 영상을 실시간으로 감상하고, 초고화질 영상도 끊기는 일이 없이 볼 수 있습니다.

입체 영상은 화면 밖으로 튀어나온 홀로그램 영상으로 진화하고, 가전기기가 사용자의 몸 상태를 알아서 점검하는 등 일상 생활도 크게 바뀝니다.

정부가 ''기가 코리아'' 프로젝트를 통해 구축하고자 하는 2020년 우리나라 통신의 미래상입니다.

지금보다 10배 이상 빠른 유무선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해 공간과 시간의 제약 없이 디지털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국회에서 개막한 기가코리아 전시회와 포럼은 이번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자리입니다.

<인터뷰 - 박능수 / 건국대학교 교수>
"기가코리아는 다가오는 2020년에 3D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를 준비하기 위한 국가 총괄 기획 과제로, 각종 소프트웨어·네트워크·서비스 기반을 보충하여 세계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획과제입니다."

하지만 거창한 시작과는 달리 프로젝트는 예산 확보마저 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습니다.

지식경제부와 교육과학기술부 등 정부 부처와 관련 연구기관, 통신사업체까지 참여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계획대로라면 매년 1500억원 씩 총 1조4천여억원이 투입돼야 합니다.

당초 계획은 올 상반기 예산 신청을 통과해 2012년부터 사업에 착수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산을 받기 위한 예비 타당성 심사는 아직 통과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신청한 예산이 너무 크고, 기존 사업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는 이유로 기획재정부에서 난색을 표한 것입니다.

하반기에 예비 타당성 심사를 통과하게 되더라도 이는 내후년 예산에 반영되기 때문에 사업 시행은 빨라도 2013년에야 가능합니다.

이조차도 하반기 내에 타당성 심사가 통과될 지 미지수입니다.

대규모 IT 사업의 경우 추진금을 일반 예산과 정보통신진흥기금으로 나눠 받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업은 다른 기금 없이 일반 예산으로만 진행할 예정이어서 진행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번 프로젝트가 이처럼 어려움에 봉착한 데에는 부처간 오해와 공조 부족에 원인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전화인터뷰 - 정부 관계자>
"(프로젝트)제안을 정확하게, 기존 것을 방향만 트는 부분과 신규로 신청할 부분을 구분해야 하는데..괜히 기재부 오해를 받은 측면이 있다."

<전화인터뷰 - 업계 관계자>
"이게 범 부처 사업이다 보니까, 엑스트라 들어오고 싶은게 부처간의 이익과 맞물릴 수가 있다. 범 부처 사업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다 좋다가 나중에는 책임질 사람이 없다."

자기 부처에서 써야 할 예산이 줄어드는 것을 막으려다 보니, 다른 기금을 쓰거나 예산을 줄이는 일이 어렵다는 말입니다.

<스탠딩>
한 발만 늦춰져도 따라잡기 어려운 IT 산업.
부처간 공조 부족과 주먹구구식 예산 신청으로 한발 뒤처진 것은 아닌지, 다시 앞서나갈 방법은 없는지 따져볼 일입니다.

WOW-TV NEWS 신인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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