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전 세계 소매 영업망 대폭 구조조정

`세계 속의 지역 은행(the world''s local bank)''을 구호로 내걸고 전 세계에서 영업망을 늘려왔던 HSBC가 소매 영업망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튜어트 걸리버 HSBC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각) 런던에서 열린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소매 영업망 구조조정을 통해 2013년까지 25억 달러에서 35억 달러의 비용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걸리버 CEO는 그러나 철수 지역과 폐쇄할 지점의 숫자, 구조조정 인원 등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HSBC는 이미 러시아 소매 시장에서는 철수하겠다고 발표했고미국 내 신용카드 사업에 대해서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매 영업망 구조조정에 나선 HSBC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국내에서와 같은 금융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글로벌 뱅킹과 기업을 상대로 하는 기업금융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HSBC는 종전까지 글로벌 확장 전략을 통해 87개국에 진출, 개인 고객을 상대하는 소매금융에서부터 기업금융, 투자은행 업무까지 전방위 영업을 해 왔다.

하지만, 글로벌 확장 전략을 위한 권한 분산과 경영 때문에 경쟁 은행들 만큼 효율적인 경영을 할 수 없었다.

또 지난 2008년에 발생한 금융위기를 다른 은행에 비해 잘 견뎠지만, 주가는 저조하고 수익 대비 비용은 급증한 점도 이번 구조조정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걸리버 CEO는 "39개국에서 소매 영업이 제대로 된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영국과 홍콩을 제외한 지역의 소매영업은 실질적인 수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HSBC의 구조조정 발표 당일 주가는 전날보다 1.5% 떨어져 HSBC의 발표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