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총리 "내년 정상 차입 힘들 것"

입력 2011-05-23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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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는 22일(이하 현지시각) 그리스가 내년에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차입하기 힘들 것임을 처음으로 내비쳤다.

파판드레우는 이날 그리스 일간 에스노스에 게재된 회견에서 "현재 상황으로는 그리스가 내년에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차입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AP가 전했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모두 1천100억유로를 지원받기로 돼있는 그리스는 그 조건의 하나로 내년에 최소한 170억유로를 차입해야하는 상황임을 AP는 지적했다.

파판드레우는 그리스가 재정 흑자를 회복하기 전까지는 정상적인 시장 차입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으나 구체적으로 언제쯤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또 구제금 가운데 5차 인도분이 예정대로 전달되지 않을 경우 그리스가 상환해야하는 채무를 이행하지 못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시인했다.

그리스가 기다리고 있는 5차 지원금 20억유로 전달 여부 결정은 EU, IMF 및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달 완료토록 돼있는 실사가 끝난 후 내려질 예정이다.

그러나 그리스 경제 일간지 카티메리나는 지난 20일 EU-IMF-ECB 평가팀이 그리스로부터 추가 긴축 조치와 국유자산 민영화 세부 계획을 전달받기 전까지는 평가를 끝낼 수 없다는 점을 아테네측에 통보했다고 보도해 결정이 늦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파판드레우의 발언은 그리스가 당초 내년에 차입할 수 있길 기대한 아마도 최소한 170억유로를 추가 지원받길 원하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라고 AP는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유로권 지도자들은 그리스의 채무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임을 거듭 내비쳤다.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22일 게재된 독일 주간 빌트 암 존탁 회견에서 "그리스가 (당장의) 위기를 결국은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리고 나면 그리스가 내년에 상환해야하는 채무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쇼이블레는 "전문가들이 우리에게 어떤 것이 가능하고 어떤 것이 불가능한지를 말해줘야 한다"면서 "그래야만 시장이 불확실함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로 그룹 의장인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겸 재무장관도 23일 발간되는 독일 주간 슈피겔 회견에서 그리스가 예산을 더 긴축하면 "소프트 채무 구조조정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렇게되면 그리스의 공공 및 민간 채권 상환을 연장하고 (구제금) 금리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융커는 이와 함께 과거 동독이 공산주의 붕괴 후 신탁기구를 만들어 국유 자산을 민영화한 점을 상기시키면서 "그리스도 예전의 동독처럼 독립적인 민영화 추진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반면 ECB의 장-클로드 트리셰 총재는 유로권에 부정적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여하한의 채무 구조조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AP는 전했다.

쇼이블레는 ECB의 이런 입장을 감안한 듯 그리스 채무 구조조정을 위해 IMF와 ECB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로이터가 앞서 실물경제학자 28명과 15명의 펀드매너지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3명만 ''그리스가 채무 구조조정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AP는 이처럼 그리스의 채무 조정 불안이 갈수록 확산되는 상황에서 차입 부담도 계속 높아져 10년 만기 그리스 국채 수익률이 지난 주말장 17%까지 치솟아 유로 채권시장의 가늠자인 독일 국채(분트) 같은 만기에 비해 근 14%포인트나 높은 수준을 보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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