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우리 인수뒤 듀얼뱅크 체제로"

입력 2011-05-2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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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우리금융지주를 인수하면 `듀얼뱅크'' 체제로 가겠다고 밝혔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 회장은 최근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산은 직원 6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우리금융 인수 추진과 관련한 내부 설명회에서 이같은 구상을 내놓았다.

강 회장의 언급은 산업은행 직원이 우리금융 인수 후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 묻자 나온 것으로,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을 합병하지 않고 `1지주-2은행''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유사한 사례로 미즈호금융그룹을 들었다. 미즈호그룹은 2000년 다이이치간교은행(DKB), 후지은행, 니혼고쿄은행 등 3개은행이 합병해 탄생한 일본의 2위 금융그룹으로, 이들 세 은행은 미즈호라는 같은 이름을 사용하지만 법인체는 독립돼 있다.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 중인 하나금융지주도 최근 인수 후 듀얼뱅크 체제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때 사례 연구 대상이 미즈호그룹이었다.

신한금융이 조흥은행을 합병할 때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이라는 2개의 행명을 유지하며 약 3년간 공동경영을 한 바 있다.

"강 회장 퇴임 후에는 어떻게 되느냐"는 한 직원의 질문에 강 회장은 "(합병 조짐이 있으면) 산업은행 노사가 힘을 합쳐 막아내야 한다"고 답했다.

산업은행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의 업무 영역이 겹치는 부분이 많은데 듀얼뱅크가 영원할 것으로 믿는 직원은 별로 없다"며 "그런 면에서 설득력이 떨어졌다"고 꼬집었다.

강 회장은 이날 "우리나라 금융계에도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나와야 한다"는 논리로 우리금융 인수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특히 메가뱅크라는 말은 하지 않고 `챔피언 뱅크''라는 용어를 썼다.

강 회장은 우리금융 인수 필요성을 묻는 다른 직원의 질문에 "산은이 수신 기반을 갖추려면 우리금융 인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강 회장은 산은금융 자회사인 대우증권과 우리금융 자회사인 우리투자증권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금융가에서는 우리투자증권을 다른 금융지주에 매각하는 방안과 구조조정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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