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간부, 증권사 등급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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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7-06 06:59  

국민연금 간부, 증권사 등급조작

국민연금공단 간부급 운용직이 연간 470억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는 증권사 순위를 조작했다는 감사원 보고서가 공개됐다.

특히 국회에 국민연금이 보유한 청풍리조트 이용권 강매 사실을 제보한 증권사에 보복하거나 퇴직 간부에 대해 전관예우를 하기 위해 증권사 평가점수를 임의로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향후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수수료 이득이 걸려 있는 국민연금의 증권사·위탁운용사 선정과정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6일 감사원의 국민연금공단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공단 기금운용본부 소속 간부인 당시 A팀장은 2008년 12월 이듬해 1분기 거래증권사 선정평가를 하면서 친분이 깊은 대학 동문이 영업담당자로 근무하는 B 증권사와 C증권중개사의 평가등급을 올리기 위해 정성(定性)평가 점수를 조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이 보고서는 민주당 최영희 의원과 한나라당 이애주 의원이 관련기관에 감사보고서를 요청해 공개됐다.

A팀장은 B사와 C사의 정성평가 점수를 각각 7.97점에서 10점, 8.11점에서 10점으로 올려 평가등급을 C등급에서 B등급으로 상승시켰다.

대신 경쟁사의 정성평가 점수를 10점에서 7.25점, 또는 9.19점에서 3.25점으로 각각 내려 반대로 B등급에서 C등급으로 내렸다.

이에 따라 B사와 C사는 각각 1천20억원과 959억원의 물량을 배정받아 각각 2억5천500만원과 2억4천만원의 수수료 이익을 챙겼다. 반면 등급이 하락한 경쟁사는 수수료 수익 2억5천100만원을 잃게 됐다.

이러한 점수 조작은 특정사 영업팀 담당자의 승진을 지원하는 명목으로 올려주거나 반대로 다른 담당자가 업무를 맡은 지 1년이 지나도록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점수를 내리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간부는 또 지난해 6월 3분기 거래증권사 선정 평가를 하면서 공단 퇴직 직원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회사 관계사인 D사의 평가등급을 올리고 또 다른 퇴직 간부가 임원으로 근무 중인 회사에 대해서는 A등급을 줬다.

이런 조작 의도가 드러나지 않게 하려고 다른 증권사의 평가점수를 낮추는 등 전체 증권사의 평가결과를 변경하도록 지시했다. 아울러 관련 부서 팀장에게 정성평가 점수를 변경해달라고 요청한 결과 D사는 등급이 S등급으로 상향돼 수수료 4천만원을 추가로 지급받게 됐다.

나아가 청풍리조트 이용권을 증권사에 강매한 사실을 국회에 제보한 증권사가 탈락하도록 평가결과를 조작하기도 했다.

특히 이 같은 증권사 평가점수 조작을 위해 각 팀원의 정성평가 점수를 미리 정해놓았으면서 팀원이 직접 정성평가를 실시한 것처럼 허위 보고하기도 했다. 가령 2008년 2분기와 4분기 직전에 퇴직한 전임이 증권사를 평가한 것처럼 평가자로 허위 기재한 증빙서류를 작성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지난달 30일 감사위원회를 열어 A간부와 이를 방조한 다른 두 간부에 대해 각각 해임과 경징계를 공단 측에 요청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단은 조만간 내부 인사위원회를 열고 징계 수위를 결정하게 된다.

한편 2010년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거래증권사는 주식 34곳, 채권 66곳 등 총 100곳으로 189조1천668억원을 배정하고 연간 수수료 471억원을 지급한다. 증권사는 주식투자를 직접 결정하는 위탁운용사와 달리 주문체결 업무를 비롯해 투자관련 조사분석자료와 세미나를 제공하는 업무를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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